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국제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71995303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3-03-04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해설‘영혼의 중심重心’이라는 말(서경식)
2011년 3월
쓸데없는 걱정 | 첫마디 | 이렇게 화가 날 수가! | 잠정적 혹은 한정적 믿음·불신에 대해 |시시각각의 기록 | 몇 가지 긴급발신 | 오디세이호의 출항 | 농성 며칠째인가?(몇 가지 단편적인 보고) | 원전사고 보도를 보며 느낀 점 | 농성일기
2011년 4월
어느 무책임한 대화 | 이것은 그야말로 정부 주도의 군량미 공세다! | ‘국가’란 무엇인가? | 한 달 만의 산책 | 좀 지쳤나? | 먼저 깨진 다음에 부딪혀라! | 아아, ‘예상외!’ | 어느 종말론 | 도호쿠의 할머니 | 나의 순간온수기는 몇 시버트? | 답 없는 물음 | 아뿔싸, 너무 잤다! | 또 하나의 액상화 현상 | 액상화를 멈추게 하는 것 | 적은 성안에 있다 | 빗속의 우울한 생각 | 비오는 날의 대화 | 삼촌이 발명한 비상용 발전기 | 어리석은 정책의 결정판 | 긴급발진! | 고요한 하루 | 벚나무 아래서의 망상 | 방심에서 각성으로 | 아아, 너무 화난다! | 이다테무라의 동창생 | 마치 목각인형 같다
2011년 5월
맹인안내견 벨이 보내준 성금 | 제3의 사나이의 논리 | 아아, 위험하다! | 비상시의 전투요령 | 장난감 망치로 때리게 한다 | 플러그를 뽑는 용기 | 흔들리고 있어요 | 간사장의 왕림 | 슬슬 다시 시작할까 | 역할보다 넉넉한 인간미 | 오호! 또 자기책임! | 내면으로 전진하라! | 내면으로 전진하라!(속) | 곰곰이 생각하건대 | 느닷없는 마누라 찬가? | 부흥준비구역으로 | 분교 교장의 개학식 인사 | 부흥준비구역 선언 | 위축되는 어리석음 | 재택학습은 어떠세요? | 지진 피해자의 눈높이 | 하나만 아는 바보 전문가 | 오디세이호의 일시 귀항 | 탈학교의 시도 | 방사선보다 우울하다
2011년 6월
사상 검증을 하지 마라! | 디오게네스의 나무통과 한 잔의 커피 | 원전 특수의 과거 | 목숨보다 소중한 것 | 꿈속의 꿈 | 사이야의 도시락 | 상상의 총리 기자회견 | 제4의 나(실존하는 나) | 아아, 이 무신경함! | 다양한 방문객 | 잠시 휴식 | 디아스포라에서 우에노 역까지 | 칼싸움놀이 | 죽은 자, 무수히 상륙하다 | 의외다, 의외! | 좋은 일이 세 가지나 | 기억의 꼬리 | 지금이야말로 백지 철회를! | 오호! 이젠 끝장이다!
2011년 7월 이후
지역재생의 이야기를! | 카르페 디엠(이날을 즐겨라!) | 세 명의 다카시 씨 | 지진과 신의 장소 | 느닷없는 귀환요청 | 올해 마지막 인사 | 평안히 하늘나라로 | 이제와 무슨 소리? |아리랑고개 | 이성과 감정 | 앉은뱅이 용쓰기? | 원전재앙 기념자료관을! | 미나미소마 재생 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방금(18일 밤 9시 반) NHK 방송을 보니 옥내대피지역으로 운송업자들이 안 들어가려고 하는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은 유명한 선생님(상당히 멋진 젊은 남자로 나중에 조사해보니 세키무라 나오토?村直人 도쿄대 교수였다)이 “단시간 작업과 차 안이나 옥내에 있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이런 유의 발언은 이미 질릴 만큼 되풀이되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후쿠시마福島 시에서 무시무시한 흰 방호복으로 몸을 감싼 몇 명의 담당자 앞에, 불안해하며 방사능 수치를 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영상을 내보낸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강에 ‘당장’(결과적으로는 더욱 불안을 증폭시키는 이상한 부사) 위험은 없다는 마이크로 뭐라든가 하는 수치로 보면 미나미소마 시는 후쿠시마 시의 5분의 1 수치밖에 되지 않는다.
즉, 미국은 이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면적으로 응원하겠다는 오마하(인가? 아, 오바마인가?) 대통령이, 자국민에게는 80킬로미터 권역 밖으로 피난하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는 것과 같다. 미국인의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해당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종류의 발언만큼 화나는 것은 없다.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하라마치原町 구나 가지마鹿島 구에 물자를 전달하러 들어와도 전혀 건강에 해는 없을 것이다. 그것을 분명하게 발신해주지 않으면 주민이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의 불안은 더욱 증폭될 뿐이다.
혹시 식료품이나 생활필수품이 바닥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현실은 공포심을 부추긴다. 그러나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줄 것을 믿고 힘껏 입을 벌리고 우는 어린 새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한 마리보다 두 마리, 많으면 많을수록 우는 소리가 멀리까지 들린다. 그런데 잇달아 도망가는 어린 새들. 아니, 좀더 분명히 말하자. 나는 이번 사고가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면, 혹은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방사선 피해는 도쿄를 포함한 동일본 전체에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실에 대한 각오를 하고 거기서 역산을 하면 된다. 그러면 마음이 훨씬 안정된다. 바꿔 말하면 침착해진다. 나라면 위험도가 별반 다르지 않은 아주 좁은 범위를 우왕좌왕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겠다.
이번의 대지진, 그보다는 확실히 말해 원전사고에 관한 모든 사실과 현상에서 너무나도 ‘예상외’라는 말이 난무하는 것이 신경에 거슬렸다. 그리고 그 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했는데, 오늘 마침내 그 답을 발견한 것이다. 즉, 일본 사회가 지나치게 규격대로, 매뉴얼대로, 안전하게, 확실하게 만들어졌다는 점,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