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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71998403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18-01-05
책 소개
목차
서문
친구와 반려동물
아버지의 앵무새 / 나의 첫 동물 친구 / 바첵 아저씨의 순수함 / 우리 가족의 다정한 개 / 어떤 우정
개 한 마리 때문에?
셰퍼드 집시의 부상 / 고통보다 더한 병원비 / 금붕어를 위해 셔츠 장사를? / 길고양이 토스카의 운명 / 인간이 동물의 고통을 끝내줄 수 있을까
개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
도덕성을 기대받는 개 / 개의 정신에 관한 내 확신이 의심받을 때 / 회의주의자의 질문 / 개의 감각을 의심하지 않는 비트겐슈타인의 방법
매트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개의 신비
주머니가 아플 수 없다고 어떻게 아는가 / 가정도, 추측도, 믿음도, 앎조차도 아닌 문제 / 동물의 신비로운 타자성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나이 든 개 집시 / 고양이는 죽을 때를 알고 어딘가로 떠난다 / 삶에서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 우리는 개들의 전기를 쓰지 않는다 / 말이 통하는 사람 / 필멸의 존재
죽은 자들의 명예
올로프와 아버지, 두 번의 장례식 / 그는 사체의 명예를 지킨다 / 죽은 개를 모욕하는 것의 의미
감상성에 대하여
사실의 이해 / 원인으로서의 감상성, 실패의 형태로서의 감상성 / 교과서와 백과사전에 담길 수 없는 것
동물을 이해하는 몇 가지 방식
문학(이야기), 철학, 과학 / 동물 이해를 왜곡하는 행동과학? / 동물 연구를 위한 최적의 장소 / 과학과 철학의 바깥에서
연민, 상상력, 사랑의 능력
불쌍한 나비를 보았다 / 가엾은 생명 / 거미의 풍요로운 내면의 삶? / 상상의 힘 / 동정적 숙명론 / 신의 피조물 / 세계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
자연 속에서
세계를 향한 모험 / 산에서 죽음을 대면할 용기 / 등산은 왜 스포츠가 될 수 없는가 / 자연에 대한 사랑은 항상 낭만적이지 않다 / 자연 없이도 멋진 삶
동물에게 잘못을 하다
내 손으로 생명을 죽였다 / 참회와 도덕적 후회 / ‘그들’에게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
인간도 동물이라는 진화론
본성-양육 논쟁 배후에 있는 것 / 진화론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 섬세한 차이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 / 진화론이 말해주지 못하는 것 / 신체의 의미와 친부 찾기 / 본질적으로 가볍지 않은 성 / 사랑이라는 예술과 생명이 있는 존재
동물을 먹는다는 것
동물의 권리라는 환상 / 도덕성 너머의 어떤 불가능성 / 아우슈비츠와 도살장 / 동물을 먹기 위해 죽이는 것의 의미
옮긴이의 말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책속에서
내 유년기는 순탄치 않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아버지를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했고, 결국엔 다시 떠나버렸다. 아버지는 나를 깊이 사랑해주었고 나도 그 점을 의심한 적은 없었지만, 좀처럼 살가운 정을 드러내는 분이 아니어서 나는 올로프에게서 따뜻함과 위안을 찾아야 했다. 어쩌면 아버지의 성격이 달랐더라도 마찬가지였을지 모른다. 여성의 손길이 결핍된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에서 남자 어른보다는 한 마리의 개가 더 뛰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집시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지, 집시의 주관은 어떨지, 개로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따위도 저마다 신비롭지만, 내가 말하는 신비는 그런 것이 아니다. (…) 부분적으로 그 경이로움은 너무나 다른 두 종(種)이 너무나 복잡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 있다. 내가 감탄하는 부분은 어떻게 이런 관계가 형성되었는지가 아니라, 이런 관계에 있다는 사실 자체다.
우리가 앎과 믿음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인간들 간의 삶에서 먼저 완전히 형성된 후에 동물들에게 유추적으로 적용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서도 동시적으로 형성되어왔다. 동물을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동물과 함께하는 삶의 방식 중 일부, 사실상 매우 인위적으로 설정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동물에 대해 말할 때 드러내는 철학적 해석(“그럼 당신은 동물에게도 생각이 있다고 보는군요”처럼 철학적 의미를 강조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상상적인 삶에서 추출된 것에 불과할 때가 있다. 그리고 동물과 공존하는 삶이 ‘생각’을 비롯한 여러 개념의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