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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99976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9-09-16
책 소개
목차
1단계. 관찰 9
2단계. 질문 15
3단계. 연구 조사 45
4단계. 가설 61
5단계. 실행 계획 91
6단계. 실험 139
7단계. 결과 227
8단계. 결과 분석 307
저자의 말 313
감사의 글 314
옮긴이의 말 317
리뷰
책속에서
돌아보면 엄마의 말이 맞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엄마에게 ‘식물은 사람이 아니야. 식물도 먹고 자라고 숨 쉬지만, 웃고 노래하고 궁금해하지 못하잖아’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 웃고 노래하고 궁금해하지 못하는 건 엄마다.
‘돌아와’ 하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어쩌면 엄마가 속으로는 웃고 우는 그런 일을 다 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엄마가 사랑하는 식물들처럼. 그러니까 누군가 다시 밖으로, 밖으로, 밖으로 밀어 주기만 하면 엄마는 다시 속에서만이 아니라 겉으로도 웃고 노래하고 궁금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우리 괜찮아. 괜찮을 거야. 그래도 지금은 엄마한테 혼자만의 시간을 좀 주지 않을래?”
그렇게 나는 그 방에 더는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아빠는 행복한 척하는 얼굴로 ‘평소의 아빠’가 되려 했고 엄마는 어두운 침실 속으로 사라져 ‘엄마 아닌 사람’이 되었고 “엄마한테 혼자만의 시간을 좀 주자”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되었다.
아빠는 ‘상담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털리, 네가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는데, 엄마한테 일어나고 있는 일이 너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거야.”
바로 그게 문제인데. 내가 엄마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그건 나와 너무나 관계있는데. 물론 나는 아빠에게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신경 쓰지 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아빠는 갈등하는 것 같았지만 나를 따라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엄마 방의 어둠과 아빠 사무실의 가짜 밝음 사이에서 꼼짝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생각하지 않고 내 방으로 가서 엄마의 책을 집어 들고 곧바로 바깥으로, 엄마의 온실 안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