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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3353
· 쪽수 : 277쪽
· 출판일 : 2005-10-06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그물 수선공
한나절의 수수께끼
제단
안녕, 먼 곳의 친구들이여
작은방
타블로 비방 혹은 비너스의 내부 - 작품번호(1)
에코르체 혹은 보이지 않는 남자
내가 달려간다
해설 : 기억과 욕망의 폐쇄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 박혜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노인의 흔적도 내 미완성의 연극대본도 그리고 그녀의 수천 편의 시들도 재가 되어 빗물에 씻기고 있었다. 노인의 골분도 반짝이는 조약돌들 틈새로 스며들었다. 우리는 쏟아지는 빗속에 서서 젖은 눈으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교미하는 개처럼 혀를 길게 뽑아 서로의 슬픔을 아픔을 눈물을 그리고 빗물을 핥았다. 천둥과 번개와 붓듯이 쏟아져 내리는 빗속에서 우리는 무슨 제의를 행하듯 서로를 핥고 또 핥았다. -- '제단' 중에서
늙어간다는 것과 육체가 시들어간다는 것은 분명 다르리라. 육체에의 탐닉이 없는 젊음은 얼마나 커다란 에너지인가. 그러나 그 에너지가 다른 욕구로 전환되어질 때 인간은 얼마만큼 탐욕스러워질 것인가. 나는 아주 가까이에서 그 모델을 보고 있다. 명예와 지위는 동일한 위상에 놓일 수 있는 어휘가 아니다. 정당하게 획득한 지위만이 명예가 된다. 그런데 다만 지위에 급급해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아내는 그 온순한 눈길 어디에 이런 비수 같은 눈빛을 숨기고 있었을까. 깜빡이는 커서에 아내의 눈빛이 담겨 있는 듯해서 섬뜩한 느낌조차 들었다. -- '에코르체 혹은 보이지 않는 남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