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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5845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녹지대 1
1. 비 오는 거리
2. 시화전
3. 무너지지 않는 성
4. 비는 내린다
5. 여름밤
6. 비틀어진 얼굴
7. 강이 보이는 곳
8. 여름은 가고
녹지대 2
9. 뒷거리
10. 서로 이해 못한 채
11. 동요動搖
12. 이상한 그림자
13. 의상衣裳
14. 바람 따라 간 사람
15. 종장終章
해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인애와 은자가 녹지대에 나가기 시작할 무렵, 이곳의 리더 격인 음악에 조예 깊은 신문기자 한철이
“여기 왜 왔어?”
하고 물었을 때 인애는
“비상구를 찾으려구요.”
그러나 은자는
“밀폐되고 싶어서요. 인애 말은 글렀어요. 여기 비상구가 어디 있어요. 지하실인걸요.”
하며 깔깔거리고 웃던 소녀였다.
“선생님은 여기 왜 오세요?”
“나? 여긴 휴게소야.”
-본문 중에서(1권 26쪽)
잠꼬대같이 매듭지어지지도 않고 알맹이도 마음에도 없는, 그리고 멋조차 빠져버린 농담들을 주고받으면서 허황하게 비틀거리며 그들은 간다.
“녹지대에도 이제 종말이 온다.”
안경잡이가 유행가의 가락처럼 뽑으니
“겨울이 와서?”
하고 키 작은 치가 맞장구를 친다.
“흥! 녹지대에도 세대 교체는 필요해. 우린 늙었어.”
“굵게 때린다.”
“우리들이 돌아갈 곳은 이제 고향이다.”
“탄광은 아니구?”
“정말 시시해졌다!”
안경잡이는 악을 쓰듯 소리를 지른다. 어둡고, 그러나 여전히, 끊임없이 사람들이 밀려가고 밀려오는 거리.
“미쳐서, 발광이 나서 다 쏟아져 나온다. 한국의 문화는 모두 이 거리 위에 쏟아져 있다! 깡통 지붕의 움막에서 엉금엉금 기어나온 족속들의, 그래도 가짜 다이아 반지 낀 손으로 우아하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모퉁이 거리는 문명과 문화의 홍수다! 움막은 산꼭대기로 쫓겨 올라가도 이 찬란한 전시장, 명동의 거리는 확장할 필요성이 있어!”
되지도 못한 소리를 지껄이다가 스스로 싱거워졌는지 그만둔다.
-본문 중에서(2권 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