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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52498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4-05-03
책 소개
목차
서울흥신소
방문객
애인
악몽
다시 등장하다
변하지 않았군요
언덕 밑의 풍경
미치광이의 선물
장미원(薔薇園)
어떤 사나이
출판기념회
여창(旅窓)
농장
평행선
밤길
병약한 소녀
대면
그들의 애인과 아내들
비둘기의 집
사랑의 형태
허(虛)한 반발
예기치 못한 결과
바닷가에서
종결
작품 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용건은?”
하고 사나이는 짤막하게 물었다. 문희는 핸드백 속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어 난롯가 탁자 위에 놓는다.
“이분의 행방을 좀 알아야겠어요.”
사나이는 사진을 들고 본다. 삼십오륙 세가량 되어 보이는 남자, 사나이는 사진에서 눈을 떼고 문희를 바라보며,
“실종되었습니까?”
“아니에요.”
“그럼?”
문희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똑똑하다.
“여덟 시에서 열한 시 반까지,”
하다가 말문을 닫는다. 사나이는 다음 말이 나오기까지 기다려준다.
“어디에 가 있는지 그걸 알고자 합니다.”
“가정이라구요? 사막이죠. 그건 차라리 없느니만도 못한 걸 거예요.”
문희는 고개를 떨어뜨렸다.
“넌 가끔 그런 말을 한다만 우리가 보기에는 지나치게 네가 욕심이 많은 것 같다. 그만하면 그 사람이야 너에게 잘하는 편 아닌가.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평생 아이 없다고 탓하는 말을 하나, 결혼생활 십 년에 군말 한마디 없는 남편을 두고 왜 그러니.”
문희의 얼굴이 해쓱해진다.
“그이가 애기를 원하는 줄 아세요?”
“그러니까 마침 잘되지 않았어?”
문희는 찌그러진 미소를 띤다.
“그이가 이 세상에서 털끝만 한 애정이라도 바라는 줄 아세요?”
“애정은 주는 거야. 받는 건 아니거든. 바라지 않고 주기만 한다면 여자로서 행복한 것 아니냐.”
[……]
“털끝만치도 바라지 않는 사람이 털끝만치라도 남에게 애정을 베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