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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최수철 (지은이)
  |  
현대문학
2014-04-28
  |  
14,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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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책 정보

· 제목 :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6903
· 쪽수 : 532쪽

책 소개

최수철의 장편소설. 의자라는 메타포를 중심으로 인간의 광기와 욕망, 억압과 공포, 그리고 사랑과 치유를 그린 작품이다. 작가 최수철은 오래전부터 의자에 관심을 가져왔고, 연애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따라서 의자를 통해 얻은 관찰과 성찰을 토대로 한 사랑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목차

1장 의자 위의 연인들
2장 의자의 영광과 비참
3장 웃는 의자
4장 의자를 빌려드립니다
5장 의자 위에 앉은 악마
6장 이것은 의자가 아니다
7장 의자들의 나라

해설 의자의, 의자에 의한, 의자를 위한_박혜경(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의자 이야기와 사랑 이야기

저자소개

최수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내 정신의 그믐』 『몽타주』 『갓길에서의 짧은 잠』 『포로들의 춤』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장편소설 『고래 뱃속에서』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4부작) 『벽화 그리는 남자』 『불멸과 소멸』 『매미』 『페스트』 『침대』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독의 꽃』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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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번역 작업은 그의 적성에 잘 맞는다. 번역을 통해 이미 남들이 한 번 산 삶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시 산다. 자기 방의 의자에 앉아 사람들과 만나고 각지를 여행하고 천재들과 괴짜들의 내면을 탐사하고 역사와 장소의 비밀을 관통하면서 그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옮겨놓는다. 게다가 거기에 자기 이름을 덧붙인다. 한때 실제로 존재했던 누군가의 삶을 흉내 내는 유령처럼. 그러나 유령으로 살아가려면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자칫 타성에 젖게 되면 자기가 마치 투명인간이라도 된 듯 착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남들과 부딪히거나 발에 걸려 넘어지게 되면 자기가 사람들 눈에 보인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해지기 마련이다. 그런가 하면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이나 영원히 유랑하는 유대인처럼 자포자기적으로 만성피로에 몸을 맡기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_1장 <의자 위의 연인들> 중에서


할아버지는 그 의자가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그 위에 앉아 있는 사람도 전혀 다른 인물로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서 무척 놀랐다. 의자의 등받이가 유난히 높아 보였는데, 미간을 약간 찌푸린 늙은 혁명가의 단호한 표정만큼이나 그 의자도 무척 권위적인 인상을 풍겼다. 높고 각진 의자는 일종의 후광처럼 그를 감싸고서 조금도 타협할 줄 모르는 그의 고집스런 성격을 강조해주고 있었다. 그는 그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고 자신의 결정을 하달하고 있었으며, 사람들은 그 혁명가만큼이나 그 의자에 대해서도 두려움과 경외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의자는 권위와 영광으로 만해 있었고, 그가 곧 그 의자였다.
_2장 <의자의 영광과 비참> 중에서


부민은 일찍부터 찰흙이나 종이 혹은 나무나 철사 따위를 가지고 뭔가를 만드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교실 안에서 늘 자기 자리를 지키는 비교적 평범한 학생이었다. 2학년 겨울방학이 끝나갈 무렵의 어느 날 저녁에 그는 뭔가 이상한 기운이 자기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며 거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순간, 온몸의 살갗이 오그라들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차분히가라앉아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느낀다는 그 섬뜩함을 그 자신이 자기 속에서 느낀 것이었다. 그는 공포에 찬 표정으로 무시무시한 외침을 토하며 미친 듯이 방에서 뛰쳐나갔고, 며칠 후 가출했다.
_3장 <웃는 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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