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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7498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2011년 12월
제1장 천국과 지옥 2006년 11월
제2장 삐꺽거리는 소리 2007년 4월
제3장 로스트 2007년 6월
제4장 롱패스 2007년 7월
제5장 황금률 2007년 8월
에필로그 2011년 12월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안으로 들어간 <그>는 부엌을 지나 시즈에가 있을 침실로 향했다. 천천히 침실 미닫이를 열었다. 잠이 들었을 줄 알았는데 침대에 누운 시즈에는 눈을 뜨고 있었다. 인지증 때문에 밤낮을 구별하지 못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자세히 보니 시즈에는 벨트로 침대에 묶여 있었다. <그>의 파우치에는 손발을 묶기 위한 수건도 있지만 오늘은 그걸 사용할 필요는 없겠다.
시즈에가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여보?”
시즈에가 <그>에게 말했다.
세상을 떠난 남편과 닮았나? 어쩌면 <그>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백발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에요. 그분은 벌써 돌아가셨죠.”
<그>가 천천히 말했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시즈에의 안색이 바뀌었다.
남편이 벌써 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자기 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누군지 혼란스러운 걸까?
“누구죠?”
시즈에가 겁먹은 목소리로 물었다.
시바가 보기에 감정노동에 맞는 사람이 있고 전혀 아닌 사람이 있다. 도중에 그만두는 사람은 반드시 유키처럼 성실한 사람들이다.
개호 현장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스한 교류나 감동적인 경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폭언과 폭력, 성희롱 같은 불상사도 있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개호 대상 노인은 틀림없이 약자다. 지켜줘야 할, 배려해야 할, 친절하게 대해야 할 약자.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때리는 소리와 용서를 비는 시어머니의 목소리.
잠시 후, 며느리가 흐느끼는 소리도 섞여 들려왔다.
<흑흑…… 왜. 어째서…….>
울면서 때리는 건가.
가족 개호에서 학대는 늘 있기 마련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몸이 자유롭지 못한 가족을 재미로 때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트레스라는 이름의 실이 사람을 조종하는 것이다.
이 며느리도 분명 그러하리라. ‘어째서’라고 묻는 대상은 가즈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일 것이다.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며느리는 매일 시어머니를 돌보러 다니는 생활이 한계에 이르렀을 것이다.
<미안하구나. 내가 이런 꼴이 되어서. 아예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
며느리의 목소리에 비해 가즈의 목소리는 침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