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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8457
· 쪽수 : 33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 길크리스트 씨는 이를 보존하기보다는 뽑아 버리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는 것이었다. 이 지역 사람들은 그것을 마음에 딱 들어 했는데, 이를 뽑아 버리고 ‘좋은’ 의치를 해 넣는 편을 여전히 선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과 요금이 비싼 요즘 세상에 길크리스트 치과는 비용이 저렴했다.
여름에 그곳으로 여행을 갔던 한 관광객은 길크리스트가 이에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참호만 한 구멍을 내 놓았다고 노발대발하며 항의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치과 의사들은 최대한 많은 이에 드릴을 박는다는 부당한 평판을 얻어 온 터였다. 그렇게 해서 이문을 많이 내고 꾸준히 찾아오는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었다. 길크리스트는 스코틀랜드 사람이면서도 의료 과실이라고 여겨지는 이 오스트레일리아식 치료 방법을 시행하는 것으로 이름나 있었다. 또 동네 과부인 해리슨 부인은 마취 가스를 마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길크리스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야단야단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불길하게도 해미시의 이에 찌릿한 통증이 찾아왔다. “잠깐만요, 맥빈 부인.” 그가 말했다. “부인께서는 브레이키에 있는 치과에 가셨다고 했죠?”
“그래요.”
“길크리스트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녀는 무슨 영문이냐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나 때문에 간 게 아니에요. 달린이 치통이 생겨서 간 거지.”
해미시는 의문을 담은 눈으로 달린을 돌아보았다. 달린은 벽에 푹 기대어 자신의 보라색 손톱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달린?”
그녀는 갑자기 입을 열더니 텅 빈 아랫니 부분을 가리켰다.
“그 사람이 당신 이를 뽑았어요?”
“당연하죠.”
“이를 살려 둘 수는 없었답니까?”
“뭐 하러요?”
해미시는 사람들을 밀치며 안으로 들어가 병리학자에게 말했다. “치아 살펴보셨습니까?”
키가 크고 침울한 인상의 병리학자가 해미시를 올려다보았다. “이 사람 치과 의삽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를 들여다보며 먹고산다고요.”
“그냥 한번 봐 주세요.” 해미시가 간청했다. “사후경직이 너무 심하게 진행되기 전에 말입니다.”
“막 입을 살펴보려던 중이긴 했어요.” 병리학자는 길크리스트의 입을 비틀어 열고서 등으로 비추어 보았다. 그러고 나서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해미시를 올려다보았다. “당신 이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알긴 뭘 알아?” 블레어가 고함을 쳤다.
“이에 죄다 드릴 구멍이 나 있습니다.”
“사후에 말입니까?” 해미시가 물었다.
“그건 알 수 없어요.” 병리학자가 천천히 말했다. “얼굴이 변색되었죠. 그래요. 하지만 난 지금 저항을 했다는 표시나 멍을 찾고 있었어요.”
“자네가 어떻게 그걸……?” 블레어가 말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