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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색연필

장가브리엘 코스 (지은이), 최정수 (옮긴이)
  |  
현대문학
2019-02-21
  |  
13,5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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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책 정보

· 제목 : 색연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72759676
· 쪽수 : 356쪽

책 소개

프랑스의 색채 전문가 장가브리엘 코스는 다양한 색의 존재를 당연시하고 그 중요성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해 '세상에서 색이 사라진다면 혹은 우리 모두가 색을 볼 수 없게 된다면?'이라는 짧은 질문에서 출발해 자신의 첫 번째 소설 <색연필>을 펴냈다.

목차

1장 옛날 옛적 파란 혹성에……
2장 노란색이 우리를 속일 때
3장 고양이들이 모두 회색인 날
4장 나무가 파란색이고 바다가 노란색인 곳
5장 로제와인이 오렌지색임을 깨닫는 곳
6장 절대적인 목소리가 존재함을 알게 되는 곳
7장 좋은 적포도주를 따게 되는 순간
8장 빨간색이 따뜻한 색임이 확인되는 곳
9장 초대받지 않은 생쥐가 소풍에 오다
10장 파리에서 사용료가 가장 비싼 공중화장실
11장 오렌지, 바나나, 사과들이 쏟아지는 밤
12장 무지개는 70만 개의 색으로 이루어졌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장가브리엘 코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9년 프랑스 로데즈에서 태어났다. 색상을 미학적 관점뿐 아니라 우리의 인식과 행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한 최초의 디자이너다. 프랑스 색채 위원회 회원인 그는 색상을 디자인하고 자동차, 소비재, 직물, 패키징, 로고, 인테리어 디자인(작업 공간, 상점, 병원, 개인)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브랜드에 자문하고 있다. 또한 Comus 페인트 그룹과 Perrot&Cie의 예술 감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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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수 (옮긴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마음의 파수꾼』,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장 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이브 생 로랑의 『발칙한 루루』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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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는 연회색 정장을 입어본 뒤, 재킷 끝자락이 엉덩이 어디까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몸을 틀었다. 바지는 재단이 잘된 편이었다. 그는 숙고해보고, 망설이고, 여러 번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결국 그 옷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옷을 입으니 얼굴이 좀 칙칙해 보였다. 남자는 자라 매장에서 나와 검은 포석 위를 걷고, 몇몇 상점의 진열창 앞을 지나갔다. 하얀 마네킹들이 전부 진회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패셔니스타 몇 명과 마주쳤고, 금속성의 회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내부를 검은 가죽으로 감싼 자신의 검은 자동차로 걸어갔다. 그리고 하얀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가공하지 않은 콘크리트 벽으로 된 주차장을 나서 나선형 경사로로 접어들었다. 라디오를 켜니 기자의 몹시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자는 색이 사라진 이 사건이 세상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아직은 일일이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한 채 미간을 찌푸렸고, 하늘과 똑같이 회색인 두 건물 사이의 도로로 진입했다. 신호등이 강렬한 회색 불빛을 뿜어냈고, 그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통과했다. 그리고 왼쪽에서 튀어나온 다른 자동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끈적끈적하고 거무스름한 액체가 분출해 자신의 하얀 셔츠 소맷부리를 더럽히는 장면이었다.


색이 사라지고 여섯 달이 흘렀다. 성인들조차 어둠을 무서워하게 된 여섯 달이었다. 놀라움이 두려움으로 변했고, 이어서 공포로 변했다.
색이 사라지고 정확히 사흘 뒤, 페르피냥 근처의 부가라치라는 작은 마을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캠핑카와 밴들이 사방에서 물결을 이루어 끊임없이 그 마을로 몰려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주민 수가 2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피레네산맥 발치에 자리한 그 고요한 마을은 수만 명의 캠핑객에게 완전히 점령되어버렸다. 공포에 사로잡힌 군중은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드를 넘거나 들판을 건너가 마을이 굽어보이는 산봉우리 측면에 텐트를 치려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어서 100명쯤 되는 기자들이 금세 그들에게 합류했다. 전 세계의 구루들이 ‘예측을 수정’했다. 세상의 종말을 맞아 선택받은 자들을 구원해줄 외계 우주선, 은하계의 노아의 방주가 이 마을로 내려올 거라고 했다. 2012년에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했던 마야 문명의 예언은 몇 년을 잘못 계산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눈물 흘리고, 소리 내어 울고, 변함없이 잿빛인 하늘을 보며 탄원했다. ‘죄인’ 한 명이 산꼭대기에 올라가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다. 그러다 균형을 잃고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해 몸이 으스러졌다. 그 장면이 흑백으로 전 세계 텔레비전에 방영되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겁니까?”
“아마도 우리 인간들에게 색이 별 쓸모가 없다는 걸 자연이 깨달았기 때문일 거예요. 선사시대의 인간들은 멀리서도 포식자를 감지하기 위해 혹은 나무에 매달린 열매가 잘 익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색을 필요로 했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요. 현 시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색이 없는 세계를 상상할 거예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인가요?”
“유명한 SF 영화들을 생각해보세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매트릭스〉, 〈매드맥스〉, 〈스타워즈〉 혹은 〈맨 인 블랙〉을 거쳐 〈가타카〉에 이르기까지, 그 속에 나오는 인간들은 색이 거의 없는 옷을 입고 무색의 환경에서 살아요.”
“하지만 얼마 전까지 우리가 살던 세상은 색이 무척 다채로웠잖습니까!”
“사실 다채로움의 정도가 점점 덜해지고 있었죠. 최근에 유행하던 실내장식을 생각해보세요. 오래된 집을 구입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벽지를 뜯어내고 벽을 흰색으로 칠하는 거예요. 우리 조부모님 시절에는 실내장식에 훨씬 더 다양한 색을 사용했어요. 그래서 각각의 방들을 그 색에 따라 파란 방, 빨간 방, 노란 방이라고 불렀죠……. 그런데 우리 시대에는 하얀 방, 하얀 방, 하얀 방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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