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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72759997
· 쪽수 : 516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제1부
제2부
제3부
에필로그
작품 해설 | 산티아고 감보아의 여행 소설과 탈영토화의 의미
후주
리뷰
책속에서
나는 처음 몇 년을 혼자 보냈습니다. 사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집의 나이 어린 유령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세상과 삶은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때때로 내가 주인공이 아니었던 사랑의 장면을 목격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누군가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내 눈높이에 맞추고 나를 안아주었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 있었습니다. 내 세상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일곱 살 때였거나 조금 더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우리 부모님이 아니라 내 누나였습니다.
_제1부 2장
나는 그가 발을 질질 끌면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그가 말랐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구스타보가 정확하게 묘사했던 것처럼, 그는 엘 그레코의 어느 인물과 같았다.
그가 다가오자, 몹시 불안해하는 표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교도관이 팔을 풀어줄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소개했고, 그는 나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작가인가요?”
나는 다소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어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에게 말해주지요. 이것은 탐정소설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놀라고 싶으신가요? 이것은 사랑의 소설이 될 것입니다. 나중에 그 이유에 관해 설명해주지요.”
_제1부 9장
너무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느 일요일에 아버지는 아침 일찍 나를 깨웠어요. 어서 옷 입고 나와 함께 가자, 마누엘, 네 어머니는 나와 함께 가려고 하지 않아. 나는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났고, 내 일생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종자들을 위한 시위에 가려는 것이었어요! 아버지는 <그들은 어디에?>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후아나의 컬러사진이 붙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어요. 영사님, 내가 찍어준 사진이었는데, 가장 잘 나온 사진 중의 하나였습니다. 담배를 피우기 직전에 웃는 모습이었어요. 마치 누군가에게서 즐겁게 눈을 떼지 않는 것처럼 곁눈질로 쳐다보면서 와인 잔을 드는 모습이었어요. 아버지는 그 사진을 골라서 그 아래에 검은 글씨로 이렇게 썼습니다. <후아나 만리케, 24세, 2008년 11월에 실종>.
_제1부 1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