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새 : 두루미

머리말
서론

제1장 헤이룽 강
제2장 다우리 스텝에서
제3장 구자라트와 라자스탄
제4장 티베트의 끝에서
제5장 양쯔 강 주장 지방에서
제6장 훗카이도
제7장 우연히 생긴 낙원
제8장 오스트레일리아 황무지
제9장 에콰토리아, 응고롱고로, 아카방고, 트란스발
제10장 먼 하늘의 지평선 아래로
제11장 습지대의 애가
제12장 북미흰두루미의 인공 번식

두리미종의 진화와 확산
주해
감사의 말
두루미 색인
인명 색인

두루미들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한 마리가 잠시 깃털을 가다듬는다. 그러나 나머지는 자세를 바구고 움직이기 전에, 떠오르는 첫번째 차가운 햇빛을 기다리며 흐르는 검은색 물 속에 서 있다. 늑대와 호랑이는 멸종했고 곰은 동면중이기 때문에 포유류 포식자들이 가하는 위험은 없지만 구시로의 두루미들은 여전히 흐르는 개울물 속에서 잠을 잔다. 물이 얼어 다리가 얼음 속에 갇히는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날아오르는 두루미들의 발목에 얼음 테가 감긴 모습은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이제 대다수가 깃털을 가다듬고 조금씩 이동한다. 얼어붙은 안개 속에 움직이는 검은색과 흰색의 형상들이 신비로워 보인다. 두 마리가 긴 목을 쳐들고 부리를 하늘로 향한 채 함께 커다란 소리로 운다. 내가 이처럼 우는 소리를 처음 들은 것은 시베리아 번식지에서였다. 합창소리는 깨어지는 얼음 소리처럼 차가운 새벽 골짜기 속에 메아리친다. - 본문 18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