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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명상/수행
· ISBN : 9788974794156
· 쪽수 : 952쪽
· 출판일 : 2018-07-13
책 소개
목차
상권
머리말
1월
다만 비울 뿐
2월
하늘과 땅이 그 안에 있다
3월
배가 부르지 않은 까닭
4월
기쁨도 없고, 슬픔도 없다
5월
마음의 부처님을 보고
6월
밧줄도 없는데 스스로 묶였다
하권
머리말
7월
한 물건은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
8월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9월
남자는 남자며, 여자는 여자다
10월
한 주먹에 철옹성을 무너뜨려라
11월
수레를 때려야 하는가, 소를 때려야 하는가
12월
그대의 마음이 움직일 뿐이다
책속에서
태어남도 그냥 그런 것이고 죽음도 그냥 그런 것이다.
게송이 있든 없든 이 무슨 독촉인가.
- 서장, 대혜 종고
대혜 스님이 임종할 때 제자들이 임종게를 청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자들이 지나치게 졸라 대어서 얻어 낸 임종게 같다. 스승은 죽어 가는데 임종게를 써 내라고 치근대는 제자들처럼 철없는 사람들이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 이야기가 좀 빗나가지만 그래서 억지로 받아 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심한 경우에는 누워 있는 사람을 억지로 일으켜 앉히는 수도 있단다. 좌탈하였다고 선전하기 위해서다.
아무튼 소위 요즘 말하는 열반송이다. 열반송으로는 대단히 빼어난 것이라고 평한다. 무슨 특별한 뜻이 없다. 태어나거나 죽거나 생사 문제를 이미 초탈하였기 때문에 그 경지를 잘 표현했다. 특별히 경지라고 할 것도 없지만 생과 사도 그냥 그런 것인데, 생사 중에 먼지보다도 못한 게송이 대수겠는가 하는 뜻이다. 특별한 말씀을 기대한 제자들에게는 좀 맥이 풀리는 말이지만 대혜 스님으로서는 당연한 임종게다. 생사를 이렇게 알아야 하고 임종게 또한 이렇게 알아야 한다.
큰 도는 항상 앞에 있지만 비록 눈앞에 있다 해도 보긴 어렵다.
도의 참된 본체를 깨달으려면 소리와 형상과 언어를 없애지 말라.
- 대승찬, 보공
이 글은 「대승찬」이라는 게송 중의 첫 수다.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 금릉의 보공 화상이 황제에게 지어 바친 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고구려에까지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명성이 높은 고승이었다. 짧은 시구 속에 불교의 진수를 잘 표현하였다.
큰 도란 무엇인가? 눈앞에 있는 두두물물과 화화초초가 모두 도다. 저 하늘 저 구름, 산도 물도 다 도다. 책들도 컴퓨터도 역시 도다. 그래서 세존은 꽃을 들어 보였고, 구지 화상은 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큰 도는 그렇게 간단하고 쉽다. 유교에서도 도는 잠시라도 사람과 떠나 있을 수 없다. “만약 잠깐 동안만이라도 떠나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도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비록 눈앞에 있어도 보기 어렵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그래도 모르겠으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이 모두 도라고 믿으면 된다. 일상사가 도다. 삶이 도다.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대화를 나누고 길을 가고 하는 그것 자체가 도다.
만약 도의 참된 본체를 깨달으려면 소리와 형상과 언어를 없애지 말라고 하였다. 참으로 중요한 말이다. 귀에 들리는 일체 소리를 제외하고 따로 무슨 도가 있겠는가. 눈에 보이는 모든 현상들을 떠나서 무슨 도가 있겠는가. 소리가 있어서 듣고, 모습이 있어서 보는 일들이 삶이며 도다. 그리고 언어로써 그와 같은 사실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