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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88976821287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등장인물
1막
1장 │2장
2막
1장 │2장 │3장
3막
1장 │2장 │3장 │ 4장 │5장
옮긴이 해제
책속에서
캘러밴 앞으로 나를 부를 때 캘러밴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면 내 대답을 안 하겠소이다.
프러스퍼로 도대체 그따위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캘러밴 글쎄, 간단하오. 캘러밴이 내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오.
프러스퍼로 그건 내가 네놈에게 준 이름 아니냐?
캘러밴 당신의 증오가 내게 준 이름이지.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얼마나 수치감이 드는지 아시오?
……
캘러밴 날 X라고 불러 주시오. 그게 가장 어울릴 것 같소. 이름이 없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말이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름을 도둑맞은 인간이라는 뜻으로 말이오. 당신, 말끝마다 역사, 역사하는데, 이게 바로 역사요. 누구나 다 아는 역사 말이오. 당신이 내게 일장 설교를 늘어놓을 때마다 난 항상 한 가지 사실,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생각하오. 당신이 나의 모든 것, 심지어는 나의 정체성마저도 훔쳐 갔다는 사실 말이오. 우후루! (퇴장한다)
곤잘로 내 희망대로 이 섬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칩시다. 우린 이 섬을 정복하게 될 것이외다. 그게 내 바라는 바이기는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는 게지요. 지난 세월 우리가 급하게 이룬 것들, 다시 말해 우리가 지금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들을 좀 조심스럽게 이 섬으로 가져올 필요가 있다는 뜻이오. 이곳의 원주민들은 그냥 그렇게 고상하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오. 자유롭고 열등감이 없는 순진무구한 원주민으로 말이오. 영원한 젊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우물처럼 말이오. 쭈글쭈글 늙어 가고 도시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가련한 영혼들을 회춘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우물처럼 말이오.
프러스퍼로 무슨 일을 저지르려 했는데?
캘러밴 내 섬을 되찾고 내 자유를 회복하려 했소이다.
프러스퍼로 마귀가 들끓고, 태풍이 시도 때도 없이 불어 대는 이 섬에 혼자 남아 도대체 뭘 어쩌려고?
캘러밴 제일 먼저, 당신을 없앨 것이외다. 당신의 흔적을 내 몸속에서 완전히 뽑아내 버릴 것이외다. 당신이 행한 모든 일과 위선들 역시도! 당신의 그 ‘새하얀’ 요술마저도!
프러스퍼로 매우 부정적인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구먼!
캘러밴 당신은 모를 것이외다……. 당신의 흔적을 내 몸속에서 완전히 뽑아내 버리는 일이 왜 내게 희망이 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