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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형이상학/존재론
· ISBN : 9788976822680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_ 시몽동 작품의 형성
1장 _ 시몽동의 생애
2장 _ 시몽동의 작품과 출판과정
3장 _ 철학사 속의 시몽동 ─ 아낙시만드로스, 베르그손, 바슐라르, 메를로퐁티
4장 _ 작품의 특징과 구성
2부 _ 작품의 분석
서론 _ 개체화 개념에 대한 이해
1. 개체화의 개념과 전통적 개체화 원리 비판
2. 생성의 존재론
3. 개체화 작용의 특징
1장 _ 물리적 개체화
1. 형상과 질료
2. 형태과 에너지
3. 형태과 실체
2장 _ 생명체들의 개체화
1. 정보와 개체발생 : 생명적 개체화
2. 정신적 개체화
3. 집단적 개체화
결론을 대신하여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에 등장하는 철학과 과학의 전문용어 설명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술적 대상들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는 철학자의 이름을 학계에 알린 신호탄이 되었고 그를 단번에 기술철학 분야의 중요한 철학자로 부상하게 했다. 이 책은 우리말로도 번역되어 있고 외국에도 상당수 번역이 되어 있어서 철학자 시몽동을 모르는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꽤 알려져 있다. 반면 박사학위 주논문 일부를 출판함으로써 알려진 그의 철학적 사고는 생전에 썩 주목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다행스런 우연을 만나게 된다. 시몽동과 가까웠던 피에르-막심 슐은 질 들뢰즈에게 이 책의 서평논문을 부탁하고 이에 기꺼이 응한 들뢰즈는 그 학문적 흥미와 중요성을 단번에 간파해 내고 유려한 필치로 서평을 써 낸다(『프랑스와 외국의 철학지』, 1966). 들뢰즈는 자신의 국가박사학위논문 『차이와 반복』(1968)의 중요한 대목들에서 시몽동을 참조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나중까지도 이러한 영향관계가 지속됨으로써 시몽동과의 최초의 학문적 만남이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보게 된다. 반대로 시몽동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의 사상이 뒤늦게나마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들뢰즈의 영향력에 기인한 바가 크다.
『개체화』는 시몽동이 34세에 제출한 국가박사학위 논문으로서 새롭고 독창적인 철학적 사유의 시작과 궤적을 보여 주는 무게 있는 작품이다. 필자는 이 책의 특징을 세 가지 정도 들고 싶은데 그것은 도전정신과 통찰력 그리고 집요함이다. 먼저 시몽동은 주저하거나 우회하지 않고 철학의 본령에 해당하는 생성철학과 존재론의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함으로써 단숨에 철학자의 반열에 오르려는 열정과 추진력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시계를 1950년대로 돌리면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젊은 철학도가 지도교수인 이폴리트 외에도 바슐라르, 메를로퐁티, 캉길렘, 리쾨르 등 20세기 프랑스 철학의 상징적인 인물들 앞에서 스스로를 평가받는 자리에서 서양철학의 핵심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야심만만한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도는 성공하였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두번째 특징에 의하면 그 대답은 긍정적이다.
원자는 존재자의 단위이자 그 자체가 자신의 단위로 구성된 존재자이다. 그래서 원자를 실체로 놓게 되면 다른 물체나 생명체와 같은 복합체는 그것들의 우연적 결합이 된다. 그래서 복합체는 자신을 이루는 힘보다 더 큰 힘의 작용을 받으면 응집력을 잃고 원래의 요소들로 되돌아간다. 형상질료설에 따르면 개체는 형상과 질료가 결합한 쉬놀론(synolon)이다. 하나의 벽돌은 재료를 이루는 점토와 직육면체의 주형이 만나 이루어진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외력의 작용으로 부서질 수 있다. 하지만 형상과 질료 그 자체는 그대로 남는다. 요약하자면 원자론이든, 형상질료설이든, 개체 그 자체를 앞서는 개체화의 원리를 가정하고 있는데 그것은 전자에서는 원자이고 후자에서는 형상과 질료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는 원자라는 물질적 실체를 이미 개체의 모범으로 가정하고 있으므로 개체화 원리는 복합체들 이전에 이미 원자라는 개체로부터 자동으로 알려지지만, 후자는 형상과 질료의 결합으로 나타난 구체적 개체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형상과 질료라는 개체화 원리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개체화 원리의 위상이 복합체 이전에 있느냐, 이후에 있느냐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