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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88976823892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신화를 넘어서
1장 _ 이상의 기원
1 최초의 페르소나, 「1928년 자화상」
2 「1928년 자화상」과 표현주의
3 최초작 소설 「12월 12일」 의 시각성
2장 _ 절뚝발이의 세월
1 사라진 출생지
2 통인동 집으로
3 서촌에서, 장소와 체험들
4 경복궁 굴착소리 : 조선물산공진회와 총독부신청사 건설공사
3장 _ 절정의 여명
1 보성고보와 「풍경」 그림
2 경성고공에서
3 『조선과건축』을 보며 : 표현주의에서 신건축까지
4장 _ 또팔씨의 출발 : 절정기와 좌절, 또 출발
1 문학을 넘어서
2 이상 시의 조감도
3 이상한가역반응 : 직선은 원을 살해하라!
4 삼차각설계도 : 새로운 세계·인간 선언문
5 건축무한육면각체 : 현실과 이상(理想), 그리고 좌절
6 오감도 : 막다른 골목에서
5장 _ 모조 근대의 초극 : 이상 시의 혁명성
1 한국·일본 다다이즘과 이상
2 서구 다다와 이상 시
3 구체시와 해체미학을 넘어서
6장 _ 죽음의 질주와 또팔씨의 부활
1 가상성과 가상현실
2 찢어진 벽지 위의 나비
3 도쿄에서 나비되어
4 디지털 시대, 또팔씨의 부활
후기 ― 오래된 미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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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동안 많은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상의 작품, 특히 시에 대한 해석적 오류가 너무 많았다.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그의 작품을 문학의 틀 안에 가둬 놓고 보려 한 문학적 순수주의 내지는 고립주의가 여전히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근대예술의 지향점이 문학뿐만 아니라 미술, 디자인, 건축, 연극, 영화 등의 전 영역을 가로질러 발생했던 문자언어와 시각언어 사이의 총체적 연결망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간과한 탓이다. 즉, 이상 텍스트를 문학의 틀 안에서만 본 결과였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이상의 작품은 일반적인 문학의 차원을 넘어서 시각예술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이상 텍스트와 시각예술 사이의 관련성이 단지 문학 연구를 보조 및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가 실제로 진행시켰을 사고 과정의 작업논리에 초점을 맞춰 심층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글쓰기는 문학과 시각예술 사이의 매체적 접점 영역에서 발생한 내밀한 상호작용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_ 「머리말」
조선총독부 신축공사는 공진회가 끝난 다음 해부터 시작되었다. 1916년 해경의 나이 7세 때의 일이었다. 공사는 1926년까지 10년간 이어졌다. 해경은 보성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입학한 열일곱 살이 될 때까지 공사 현장 앞을 지나다니며 성장했던 것이다. 따라서 총독부 신축공사 과정은 이상이 체험한 도시경관 요소와 이미지 형성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10년의 과정 동안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이처럼 총독부 기초공사는 시각적으로뿐만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위세가 대단했고?……?장관이었다”. 당시 주변에 살면서 경복궁 앞을 지나 다녔던 서촌 일대 주민들에게 이러한 공사장 풍경은 조선물산공진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큰 구경거리였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서촌 주민들 중 한 사람으로서 어린 해경이 당시 접했을 시청각적 충격과 영향력 또한 상당했을 것이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어릴 적 체험이 훗날 이상이 건축가로서 실무 현장에서 실제 겪은 경험과 합해져 시적 이미지의 모체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난해한 작품 중의 하나이자 완전히 곡해되어 「차8씨의 출발」로 번역된 시, 「且8氏の出發」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