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88976825551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서론
1장 _ 완고한 애착, 육체의 예속화: 헤겔의 ‘불행한 의식’에 대한 논의 읽기
2장 _ 양심의 가책의 순환: 니체와 프로이트
3장 _ 예속화, 저항, 재의미화: 프로이트와 푸코 사이에서
4장 _ “양심은 우리 모두를 주체로 만든다”: 알튀세르의 예속화
5장 _ 우울증적 젠더/거부된 동일화
부록 1 _ 계속 움직이게 하기_애덤 필립스
부록 2 _ 애덤 필립스의 논평에 대한 답변
6장 _ 정신적 시작: 우울증, 양가성, 분노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책속에서
‘예속화’(subjection)란 주체가 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권력에 의해 종속(subordination)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알튀세르의 호명에 의해서든, 푸코의 담론적 생산성에 의해서든 주체는 권력에 대한 일차적인 굴복에 의해 시작된다. 푸코가 이 정식 속에서 양가성(ambivalence)을 식별해 내기는 하지만 이 굴복 속에서 어떻게 주체가 형성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의 이론에는 전체 정신 영역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종속과 생산이라는 이중의 가치(valence)로서 권력에 대한 연구도 탐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따라서 굴복이 예속화가 발생하기 위한 한 가지 조건이라면 다음과 같이 묻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권력이 취하는 정신적 형태란 무엇인가? 이와 같은 기획은 정신의 이론과 함께 권력의 이론도 사고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종속된 자들의 주장을 뒤집으려는 이들은 한 주체가 자신의 종속에 정념적으로 애착을 느낀다는 주장을 냉소적으로 거론해 왔다. 만일 어떤 주체가 자신의 종속된 지위를 추구하거나 유지하려 한다는 점을 보일 수 있다면, 이는 종속에 대한 책임이 결국 그 주체에게 있다는 추론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견해를 넘어서 그리고 이 같은 견해에 반대해서 나는 예속에의 애착은 권력의 작용을 통해 생산되며, 권력이 생산하는 것 중 가장 은밀하게 나타나는 정신적 효과 속에서 이 같은 권력 작용의 한 부분이 명확해진다(이는 정념적 애착의 생산에서 가장 은밀하고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만일 주체가 반성적인 형태를 취하며 자신에게 등을 돌리려는 의지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면, 주체는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권력의 양상(modality)이다. 즉, 주체는 자신을 향해 되튀어 돌아가는 권력의 효과인 것이다.
정신분석학은 앞에서 다루었던 변증법적 전도와 평행적인 노선을 취하며 육체의 예속화를 주장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론화한다. 리비도의 억압은 항상 리비도적으로 투자된 억압(a libidinally invested repression)이다. 그러므로 리비도는 억압을 통해 완전히 억압되는 것이 아니라, 리비도 그 자체를 예속화하는 수단이 된다. 억압적인 법은 법이 억압하는 리비도의 바깥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억압이 리비도적인 행위가 되는 한에서만 억압을 행한다. 게다가 도덕적 금지, 특히 육체에 등을 돌린 금지는 그 자체로 그것이 구속하려고 하는 육체적 행위에 의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