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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문화/역사기행 > 동서양 문화/역사기행
· ISBN : 9788976826718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1-11-17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나의 특별한 여행기・7
목포의 눈물・11
한국 – 전라남도: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신들의 섬, 죽음의 섬・49
인도네시아 – 발리: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
정글의 ‘구눙 티쿠스’・75
말레이시아 – 바탕칼리: 1948년 바탕칼리 학살
임을 위한 행진곡, 메이리다오・103
타이완 – 타이베이: 1947년
2・28사건붉은 동백꽃・131
한국 – 제주도: 제주
4・3사건 못다 한 이야기・163
하늘과 우주를 넘어 나가며: 나와 이 여행을 같이한 이들에게・181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른 어부들은 그물을 털면서 떨어진 하얀 조각 같은 잔해를 모아서 코코넛 껍질에 넣었다. 나는 코코넛 껍질 안을 들여다보았다. 하얀 조각은 파도에 의해 조약돌처럼 둥글게 깎여 있어서 사람 뼈인지, 동물 뼈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어부는 그물을 다 털고, 코코넛 껍질을 하얀 수건에 싸서 어디론가 가져갔다. 그게 무엇인지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입을 다문 채 시선을 피했다.
타멕은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에게 산간 마을 청년들을 살해하라고 명령했다. 거부한다면 청년들의 숫자만큼 마을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타멕의 감시하에 마을 사람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날카로운 칼로 죽인 다음, 시체를 바다에 버렸다. 닭도 죽이지 못했던 와얀의 아버지는 살아남기 위해 칼로 사람의 목을 내려쳤다. 그는 죽는 날까지 그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구덩이 속에서 수천의 유골이 쏟아져 나왔다고 했다. 나는 구덩이 속으로 내려가 검은 모래 한 줌을 들어 올렸다. 총상에도 숨이 끊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은 검은 모래 속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을 것이다. 밀물 때가 되자,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왔다. 모래 구덩이에 스며든 바닷물은 학살의 흔적을 하나둘 지워냈다. 보석처럼 햇빛에 반짝이는 검은색 모래사장에 높은 파도가 몰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