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6829863
· 쪽수 : 10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거미처럼 ─ 005
1. [사유/개념의] 환경으로서의 내재성
아리스토텔레스와 중국 철학 : 객관적인 전제의 환경과 전제 없음의 환경 ─ 016
생명 : 내재성이라는 사유의 환경 ─ 023
데카르트와 칸트의 경우 : 주관적인 전제의 환경 ─ 026
결론 : 사유의 환경으로서의 내재성이 가져오는 결과 ─ 035
사유가 시작하는 지점에 대한 에세이 ─ 040
2. [개념/현실적인 것의] 생산 원리로서의 내재성
평등하고 다양한 것들의 생산 원리 ─ 046
존재의 일의성 : 존재자들 사이의 평등, 다양성 ─ 055
바디우의 비판 ─ 063
결론 : 현실적인 것의 생산 원리가 내재성이라는 점이 시사하는 것들 ─ 076
에필로그 ─ 087
참고 텍스트 ─ 089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재성’은 자기 자신에만 내재하지, 그 ‘어떤 것’에도 들어 있지 않고, 그 어떤 ‘주체’에도 속하지 않는다. 보통 들뢰즈의 이러한 섬세한 설명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는 ‘내재성’이라는 개념을 다룰 때 그것이 ‘우리’에 내재한다고 잘못 생각하기 쉽다. 플라톤이 세계를 경험적인 것의 세계와 가지적인 초월 세계로 나누기 때문에, 들뢰즈의 ‘내재성’이 플라톤적인 초월적 가지성에 내재한다고는 오해하지 않으나, 칸트적인 방식으로 선험적 주체를 말할 때는 ‘내재성’이라는 것이 ‘선험적 주체’에, 혹은 ‘경험’에 내재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들뢰즈의 ‘내재성’은 ‘주체’에도, ‘대상’에도 속하지 않으며, 그 스스로 안에만 존재한다. ‘주체’와 ‘대상’은 ‘내재성’에 비추어 이미 ‘초월자들’(transcendants)이다.
우리가 살펴본 바에 의하면, ‘내재성’이 아닌 사유의 환경은 언제나 암묵적인 전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 전제들은 (전제라는 개념이 원래 그러하지만) 별다른 근거가 없다. 들뢰즈가 주장하는 ‘새로운 사유의 환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 ‘내재성’의 환경이며, 이 환경은 ‘아무 전제도 없는 사유’를 강요하는 그러한 환경이다. 우리는 선을 사유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나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참을 사유하고자 하는 의지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환경이 내재성이라는 환경이다.
우리가 ‘내재성’이라는 사유의 바깥-비사유를 굳이 사유해 보고자 애를 쓰는 것은, 그리고 철학자들이 수많은 개념들을 만들어 내고 개념들의 체계를 세우는 것은, 지적인 호기심이나 자만 때문이 아니라, 위에 기술된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 낼 수 있는 입장을 갖기 위해서이다. ‘내재성’을 견지하느냐 포기하느냐에 따라, (물론 바디우는 내재성을 꼭 버려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이고 있기는 하지만) 혁명, 사랑, 과학, 예술, 자본, 집단, 행위 등등의 문제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