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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회과학계열 > 사회학
· ISBN : 9788968179549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1-04-30
책 소개
목차
『가족의 재의미화, 커뮤니티의 도전』을 발간하며
제1부 신자유주의와 가족, 그리고 도래할 공동체
Elsa Dorlin ― Néolibéralisme, marché du « genre » et violence: autodéfense féministe!
엘자 도를랑(류재홍 번역) ― 신자유주의, “젠더” 시장과 폭력: 페미니스트들의 자기방어
Une interview avec Elsa Dorlin
윤김지영 ― 엘자 도를랑 선생님과의 대담
강 의 혁 ― 커뮤니티와 면역성: 폭력에 대한 사유
서 동 진 ― ‘빚투’, ‘영끌’ 가족의 초상: 신자유주적 가족 프로젝트와 금융화
김 은 영 ― 배타적인 공동체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텍스트: 클로디아 랭킨의 『시민: 미국의 한 서정시
장 복 동 ― 대대성(對待性)과 감통(感通)의 공동체: 빗장공동체에서 트임 공동체로
류 도 향 ― 열린 가족과 진보적 장소감
제2부 가족 개념의 재의미화와 새로운 가족윤리
최 성 만 ― 발터 벤야민의 사유에서 ‘가족’의 모티프
한 의 숭 ― 조선후기 한문소설에 나타난 여성과 가족 서사의 관계
이 정 선 ― 일제시기 ‘내선결혼’ 담론에서의 사랑과 가족: 연애와 결혼 사이
신 지 영 ― 가족과 들뢰즈의 <무리>: 과정으로서의 가족 개념의 정립을 위하여
허 라 금 ― 확장된 가족윤리의 근거로서의 돌봄
추 주 희 ― 가족의 경계와 질서의 재구성 탈가정 청소년의 ‘팸’ 속 돌봄과 폭력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가족의 재의미화, 커뮤니티의 도전』을 발간하며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은 2018년 5월 <초개인화 시대, 통합과 소통을 위한 가족커뮤니티인문학>이라는 주제로 HK+사업 국가전략 분야에 선정되어 총 7년간 인문기반 다학문ㆍ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원에서는 국문학, 한문학, 사학, 철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학, 생활복지학,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아젠다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연구총서 시리즈로 꾸준히 출판하고 있습니다.
본서는 전남대학교 HK+가족커뮤니티사업단이 연구총서 1권 『가족주의와 가족의 경계들』을 발간한 이후 진행한 2019년 국내학술대회 <확장하는 가족: 안과 밖>과 2020년 국내학술대회 <가족커뮤니티 사유하기: 혼종성ㆍ다공성ㆍ이질성>, 2020년 국제학술대회 <신자유주의 시대의 가족과 커뮤니티>, 그리고 HK+ 콜로키움에서 발표된 원고들을 기반으로 삼아 엮어낸 것입니다.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족구조변동의 흐름을 따라 가족담론의 경계와 균열지점들을 비판적으로 추적하고, 열린가족과 미래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문학의 관점에서 성찰한다는 기조 아래서, 본서는 가족 개념의 ‘재의미화’와 그러한 재의미화 과정에서 제시될 수 있는 ‘커뮤니티’의 담론적 가능성을 탐구해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경제적 구조와 윤리적 가치가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가족이 어떻게 대응해왔고, 또 어떤 가족이 그러한 흐름에서 요구되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써 담론의 시의적절성도 담보하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고 있고, 이제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와중에 ‘가족’에 관해 고찰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가족’은 다시금 국가의 공적 영역을 ‘보조하는’ 역할로 호명되고 있으며, 이는 변화하고 있는 가족이 요청하고 또 요청해야만 하는 사회 인식 차원과 제도적인 차원의 인정 투쟁을 수행하지 못하게 가로막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에 관한 역사적이고도 근본적인 성찰은 기능주의적인 시각으로부터 ‘가족’의 온당한 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필자들은 물론, 본서의 발간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원장 정미라
상호성·대대성을 바탕으로 한 ‘잘 사귐’의 윤리, 관계의 정치는 찰스 테일러가 인간을 대화망 속의 존재, 즉 여러 갈래의 ‘관계망’에서 복잡하게 연결된 존재로 해명한 것과 유사맥락을 이룬다. 테일러에 따르면, “나는 내가 어느 곳에서 말하는지를 정의함으로써 내가 누구인지를 정의한다. 나의 가계에서, 사회적 공간에서, 사회적 지위와 직능의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친밀한 관계에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가장 중요하게 정의하는 관계가 이루어지는 도덕적, 정신적 방향의 공간에서, 자아는 ‘대화의 망(web of interlocution)’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대화자들과 관계를 맺을 때에만 자아라는 관계적 자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관계적 자아는 사회적 전통적 관계망의 토대로서 유교 가족 윤리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부자자효(父慈子孝)’, ‘형우제공(兄友弟恭)’의 관계에서도 부모의 내리사랑 방식으로서 ‘자애’와 자식의 부모에 대한 존대 방식인 ‘효’, 가부장적 서열체계에서 형의 ‘우애’와 동생의 ‘공경’은 수직적인 상하 질서 혹은 규범으로 제한되기 보다는 수평적 맞물림 혹은 맞대응의 행위로서 대대의 구조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부모와 자식, 형과 동생의 관계에서 자식과 동생이 하위주체에 머물지 않고 상호주체로서 관계를 설정할 때 자애와 효, 우애와 공경이 실천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서로 공감하여 마침내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감이수통(感而遂通)’의 공동체적 실천윤리는 개인과 집단 간의 감정적 연대로서 공감과 끊임없이 상호 이해의 지평을 열어가는 소통을 순차적(順次的) 차원에서 포함한다. ‘감통(感通)’은 감성적 교호(交互) 작용, 감성적 서로 스며듦을 통해서만 소통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 사이의 다원적 관계망을 통해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 있어 감성적 교류[感]와 합리적 소통[通]의 방향성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① 감성적 교류를 통한 합리적 소통의 확산인가, ② 상호성의 맥락에서 합리적 소통을 매개한 감성적 교류의 보편화인가, ③ 감성적 교류와 합리적 소통의 공시화(共時化)를 통한 감통의 현재화인가? 유교적 감통의 실천윤리는 감성적 서로 스며듦을 통한 합리적 소통에로의 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맹자의 성선설을 입증하는 사례로 자주 인용하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不忍人之心]’의 해석은 감성적 교류와 합리적 소통이 맥락을 이뤄 도덕 행위로 나타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장식의 부연 해설은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의 선험적·내재적 성격과 감성적 교류를 통한 도덕 행위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1부 8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