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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 ISBN : 9788978891202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며
1. 주꾸미의 어미사랑
2. 바위에 찰싹 붙은 홍합의 초능력
3. 보배는 보패(寶貝)에서 비롯되었다
4. 제 살 먹이고 껍데기만 남기는 우렁이
5. 귀를 빼닮은 전복
6. 사랑의 화살을 쏘는 달팽이
7. 달팽이와 사람
8. 소라껍데기 속에 파도가 살고 있다
9. 침샘에 독이 있는 털골뱅이
10. 물고기를 잡아먹는 청자고둥
11. 물고기와 조개의 뗄 수 없는 인연
12. 국화를 닮은 돌 암모나이트
13. 목석(木石)을 파고드는 석공(石工) 조개들
14. 성전환을 밥 먹듯 하는 굴
15. 색채변이 다양한 반지락
16. 껍데기를 벗어버린 민달팽이
17. 천하의 불가사리에도 기생하는 고둥이 있더라
18. 붉은 피를 지닌 패류도 있다
19. 동굴 속에도 산꼭대기에도 조개가 살더라
저자소개
책속에서
'달팽이'는 아마도 밤하늘에 떠있는 달처럼 둥그스름하고, 땅에 지치는 팽글팽글 돌아가는 팽이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리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좋다. 하늘의 ‘달’과 땅의 ‘팽이’, 둘의 짝 지움이 썩 마음에 든다. 천지조화가 따로 없다.
옛날 사람들은 달팽이를 '와우(蝸牛)'라고 했는데 '와'는 달팽이, '우'는 소라는 뜻으로 역시 행동이 소처럼 느릿하고 굼뜨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우보호시(牛步虎視), 뚜벅뚜벅 느린 소걸음을 걸어도 눈은 형형(炯炯)히 빛나는 범을 닮아야 한다. "실패의 반은 게으름에 있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느리지만 꾸준한 달팽이를 닮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 본문 82~83쪽에서
오랫동안 채집을 하다보면 허겁증(虛怯症)이 생기기도 한다. 몸이 허하니 까닭 없이 공포를 느낀다는 말이다. 그래도 속으로 "나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요. 내가 안 하면 누가 이 궂은 일을 하나?" 하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려 애를 쓴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아흔 살의 우공이 산을 옮기듯, 심기일전하여 난관을 두려워 않고 굳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면 필승한다. 나를 경계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하면 사람에 따라서는 내가 가련하고 불쌍하게 보였던지 바구니에 들어있는 값나가는 조개도 넘겨주기도 한다.
참 고맙다. 세상에는 악한 놈보다 착한 이가 더 많다는 것을 나는 직접 체험했다. 버려진 해초를 뒤적거려서라도 귀한 놈을 줍는다. 여태 채집한 적이 없는 것이 눈에 띄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 본문 112~11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