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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야기
· ISBN : 9788982181085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07-09-28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 영화야, 미안해
영화 읽는 소파 l REVIEW
우디 앨런의 '아가씨와 건달들' - 브로드웨이를 쏴라
비엔나 거리로 나선 소요학파 커플 - 비포 선라이즈
조지 루카스가 만들어낸 창세기 -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소녀가 소녀를 만난 첫사랑의 비극적 기록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노동계급 젊은이들의 청춘영화 - 소년은 울지 않는다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페티시즘 - 화양연화
초라한 골목길 위의 판타지 - 빌리 엘리어트
누구도 그녀에게 전화하지 않는다 - 성냥공장 소녀
존재의 시원을 찾아가는 연약한 로봇의 오딧세이 - A.I.
현대 전투의 해부 - 블랙 호크 다운
자유로운 영혼의 보헤미안 - 아이리스
알트먼이 차려놓은 경멸과 협박, 연애와 착취의 식탁 - 고스포드 파크
죽음을 지키는 삶 - 줄리엣을 위하여
죄없는 소녀들의 탈출기 - 막달레나 시스터즈
디스토피아에서 꿈꾸는 휴머니티 - 마이너리티 리포트
미지로의 귀의, 혹은 신과의 조우 - 싸인
거짓말과 다큐 사이의 타협 - 8마일
브라이드와 타란티노의 칼, 깊은 곳을 찌르다 - 킬 빌 VOL. 2
보이지 않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한 영화 -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예술과 사랑의 비밀을 누설하다 -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X세대의 완벽한 원나이트 스탠드, 9년 뒤 파리에서 2막을 열다 - 비포 선셋
권력과 관용의 함수관계에 대한 고찰 - 룩 앳 미
"당신이 사랑하긴 뭘 사랑합니까?" - 극장전
아름답다! 스필버그의 불안과 공포 - 우주전쟁
허진호의 멈추어진 느린 발걸음 - 외출
편재하며 영속하는 외로움의 연대기 - 토니 타키타니
치밀하고 명료한 인생예찬 - 사랑니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속편 '악마는 들뢰즈를 읽는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작정한 가벼움, 별난 스크루볼코미디 - 스쿠프
방 없는 전망 l OVERVIEW
잃어버린 순수로의 여행, 성장영화 오디세이
생이여,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 버지니아, 로라, 클래리사, 그리고 나
영국산 로맨틱코미디의 산실, 워킹타이틀 이야기
알모도바르의 그녀들
영화에 날개를 달다, 영화 의상
영화 '몬스터'를 둘러싼 세 여자 이야기
영국 배우의 힘
아도니스의 후예, 그들에게 꽃을 던져라
유혹자들 l PLAYERS
세기의 라이벌, 찰리 채플린 vs. 버스터 키튼
작가의 월계관을 비뚜름히 쓴 엔터테이너, 히치콕
사라지지 않는 후광, 테렌스 맬릭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극장에서 배웠다, 배리 소넨필드
이반의 도발, 데릭 자만
할리우드보다 더 할리우드적인, 피터 위어
영화적 순수를 향해 전진하는 카메라, 거스 반 산트
영화는 세계를 어떻게 재현해야 하는가, 올리비에 아사야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돌연변이 후계자, 브라이언 싱어
신의 아이, 길 위에 잠들다, 리버 피닉스
카메라를 숨죽인 눈동자, 에드 해리스
네 가지 키워드로 읽는 휴 그랜트의 매력
영혼을 당기는 자석, 이안 맥켈런
우울한 천재 소년의 성인식, 맷 데이먼
이 소녀는 누가 꾸는 꿈입니까?, 다코타 패닝
아무것도 없는 남자, 모든 것을 가진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
"할리우드에서는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 하비 웨인스타인
탐미주의적 일 중독자, 스콧 루딘
닫는 글 : 추신
발문 : 내가 아는 김혜리 / 허문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비엔나의 특별한 추억을 소재로 쓴 베스트셀러 <디스 타임>의 유럽 홍보투어 중인 작가 제시는 파리의 서점 구석에 서 있는 서른두 살의 셀린느를 발견한다. 그가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은 고스란히 「비포 선셋」의 러닝타임이다. 둘은 여전히 소요학파(逍遙學派)이며 문답법의 열렬한 신봉자들이다. 제시는 지금도 아랫목의 철학자고 셀린느는 자본주의의 탐욕에 분개하는 행동가다. 두 사람은 썩거나 망가지지 않았으나, 9년 동안 꾸준히 가능성의 문을 하나씩 닫아왔다. 그들은 파리의 골목과 카페와 센 강의 유람선, 셀린느의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빈곤과 환경오염, 종교, 세계의 절망과 희망, 섹스와 결혼을 이야기한다.
「비포 선셋」에 보석의 파편처럼 끼어드는 9년 전의 플래시백은, 두 사람의 변한 외양만으로도 관객의 가슴에 파문을 그린다. 부쩍 여윈 셀린느는 더 이상 라파엘 전파 그림의 요정처럼 보이지 않는다. 머리숱이 줄고 미소가 엷어진 제시의 미간에는 흉터 같은 주름이 생겼다. 그러나 어색한 안부인사로 서두를 뗀 둘의 대화는 최면술처럼 관객을 도취시키고 심지어 후반부에 이르면 셀린느와 제시의 얼굴마저 청춘의 잔광(殘光)으로 빛난다. 그들의 대화는 특별히 현명하거나 시적이지 않다. 오히려 진실은 과장과 내숭, 열망을 감추는 허튼 몸짓 속에 있다. 더는 제스처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셀린느는 문득 말한다. "떠나던 그 아침에, 너의 턱수염에 섞인 붉은 가닥이 햇빛을 받아 빛나던 모습을 기억해."
- 본문 122~123쪽, 'X세대의 완벽한 원나이트 스탠드, 9년 뒤 파리에서 2막을 열다 : 비포 선셋'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