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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2641404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9-09-09
책 소개
목차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7
꾸어취스커파더 13
삼십여년일순간三十餘年一瞬間 37
애서윤회哀鼠輪廻 74
애정만리哀情萬里 122
젊은 날의 초상 143
쌤의 죽음 183
구도범망求道梵網 213
개원초일開院初日 246
짝사랑 260
다님의 미소 279
천재, 순간 속에 영원이 있는 306
의혈유서義血由緖 330
51가의 페들러 36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것은 일본인의 후다쯔노카오二つの顔, 즉 두개의 얼굴이었다. 아메리카진은 푸른하늘이었고, 쵸오센진은 썩은 시궁창이었다. 쵸오센진인 나로서는 일본인에게 존대받기는 어려웠지만 일본인이 존대하는 아메리카진으로부터 존대받는 일이란 과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일본 유학을 가기전에 이미 평화봉사단원들과 오랫동안 동거同居를 했기 때문에 영어가 자유로왔고 미국인들을 나의 자연스러운 벗으로 느꼈다.
아마도 그는 육감적으로 이제 다시 나를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얼근하게 취한 그의 얼굴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리고 내 손을 잡은 그의 손은 몹시 따스했다. 나는 되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때마침 정다웁던 인사동골목은 하수도 공사로 다 파헤쳐져 어수선했다. 봄시샘의 차거운 기운이 을씨년스럽게 나를 휘감았다.
일본어에는 “나카마仲間”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사실 “패거리”니 “동아리”니 하는 말이 있어도 나카마라는 말의 의미만큼 선명한 경계를 지니지 않는다. 그런데 닭들의 세계는 나카마의식이 매우 선명하게 유지되는 사회이다. 그러니까 일본사회는 인간의 동물적 원시성을 매우 극명하게 보존하고 있는 사회인 것이다. “나카마”도 그렇고, “이지메”도 그렇듯이, 닭들의 세계에서는 같이 자란 나카마 이외의 나카마와 섞이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