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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83782953
· 쪽수 : 552쪽
· 출판일 : 2010-12-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피곤하고 아팠으며 완전히 패배를 당한 느낌이었다. 네페레트가 나를 위협했다. 그녀는 완벽하고 강력했다. 카로나는 나를 보잘것없는 존재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 둘이 함께 나를 위축시키자 내 머리는 뱅글뱅글 맴도는 생각의 불협화음으로 어지러웠다. 나는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아직 완전히 성장한 뱀파이어가 아니었다. 그런 내가 어떻게 놀라운 두 존재와 맞설 수 있을까? 정말로 카로나와 싸우려고 했던 걸까? 그가 100퍼센트 악마라는 걸 확실히 알고나 있는 걸까? 눈을 깜빡거려서 흐릿한 시야를 또렷이 하고 그를 응시했다.
그는 결코 악마처럼 보이지 않았다. 카로나는 진짜 모카신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옅은 갈색의 진짜 사슴 가죽으로 만든 듯한 바지를 입고 있었다. 발은 맨발이었고 가슴도 드러낸 채였다. 그가 반나체로 복도에 서 있다는 말이 어리석게 들리겠지만, 그때는 전혀 멍청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믿을 수 없이 놀라웠다.
……
“난 그 여자가 아니에요. 당신이 자유로워졌을 때 난 흙 속에 없었어요. 난 지난 17년 동안 흙 위에서 살았어요.”
나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내 머리카락을 계속 어루만지며 내 말에 대꾸했다.
“아야는 수백 년 동안 사라지고 없었지. 자신을 만든 흙으로 다시 녹아들었거든. 넌 사람의 딸로 다시 태어난 바로 그녀야. 그게 바로 네가 다른 이들과 다른 이유야.”
“아니에요. 난 그녀가 아니에요. 난 당신이 깨어날 때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어요.”
내가 불쑥 말을 내뱉었다.
“정말 나를 몰랐다고 확신할 수 있나?”
그의 몸에서 내 몸을 향해 발산되는 냉기가 느껴지자 그에게 기대고 싶었다. 내 심장이 또다시 세차게 뛰었는데 이번에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추락 천사 가까이에 있고 싶다는 건 내 삶에서 그 어떤 것을 원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었다. 그에 대해 느끼는 욕망은 헤스와 피로 맺은 흔적에 끌리는 것 이상이었다. 카로나의 피는 어떤 맛이 날까? 그 생각을 하자 달콤하고 금지된 자극으로 온몸이 전율했다.
“너도 그걸 느끼는구나. 넌 날 위해 만들어졌어. 나의 것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