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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9936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5-07-15
책 소개
목차
스콜
막대 사탕
갑자기 아르바이트
방학 스케줄
다른 세상의 중3
새로운 짝
말도 안 되는 소리
태양을 비켜 가는 방법
사라진 혜리
가려진 진실
유미의 결단
부산의 밤
혜리의 낯선 여름
혼자 하는 이별
우수의 여름나기
너와 나의 한여름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행 갈 거야.”
“여행?”
혜리의 답은 뜬금없었다. 나는 부루퉁한 얼굴로 혜리를 보았다.
“언제?”
“토요일.”
토요일이면 이틀 뒤다.
“너 그런 말 한 번도 한 적 없잖아.”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구겨졌다. 목소리에도 화가 담겼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것도 이틀 뒤에 여행이라니, 서운했다.
마음이 왈칵왈칵 뜨거워졌다.
“미안, 미안. 갑자기 그렇게 됐어 ”
혜리가 내 팔을 잡으며 몸을 흔들었다. 미안하다며 사정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왜?”
내 목소리는 여전히 퉁명스러웠다.
“뭐, 그게 진짜 갑자기는 아니고…….”
“뭐야, 갑자기라며!”
뜨거워진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서 터질 것만 같았다. 안 돼. 나는 두 눈에 바짝 힘을 넣었다.
“이모한테 가는 거야. 이모가 양양에서 사업을 시작했거든.”
혜리가 고분고분 말을 붙였다. 나는 빡빡하게 힘을 준 눈으로 혜리를 쳐다보았다. 이모가 사업을 시작한 것과 중학교 3학년 여름 방학을 맞이하는 혜리 사이에 상관관계는 없어 보였다.
“방학 동안 이렇게 지내라고?”
나는 스케줄표를 내려놓으며 엄마를 쳐다보았다. 엄마는 태연한 얼굴로 밥을 씹으며 고개를 까딱했다. 아빠가 궁금한 듯 스케줄표를 갖고 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와, 이게 다 학원이네?”
아빠가 스케줄표를 살피며 엄마를 힐끔거렸다. 내가 묻고 싶은 거였다.
“중학교 3학년이 꼭 다녀야 하는 학원들이야.”
엄마는 단호했다.
아빠는 한 손으로 턱을 괴며 스케줄표를 보았다.
“흠.”
“나, 방학이야!”
나는 빽 목청을 높였다.
“알아.”
엄마는 낮고 중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고는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엄마 눈초리가 서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