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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3947401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5-07-31
책 소개
목차
가족의 기원 _ 한정영 … 7
노랑 구름은 뜨고 있다 _ 윤해연 … 47
가족 계약 _ 최이랑 … 81
새로운 가족 _ 정명섭 … 121
리뷰
책속에서
“정신 바짝 차려! 아까처럼 실수하면 안 돼!”
옆에서 걷던 코크가 다짐을 주듯 말했다. 불과 30분 전의 실수가 내 탓이라는 의미가 잔뜩 들어 있는 말투였다.
하지만 그건 실수가 아니었다. 아까는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든 노인의 가방을 빼앗으려 했지만, 눈앞에서 포기했다. 역사 맞은편 공원 입구 벤치에 앉아 있던 노인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 경쟁하는 트위치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다가간 순간 노인에게 팔이 하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바람에 죽은 아빠가 떠올랐고, 나는 도리어 가방을 빼앗으려는 코크를 말릴 수밖에 없었다. 노인 역시 아빠처럼, 알파 시티의 블랙 존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천천히 걸었다. 앞선 여자의 걸음이 빠르지 않았고, 주변을 살펴야 했다. 우리처럼 날치기를 하려는 또 다른 트위치가 있는지 경계해야 했고, 알파 시티 로봇 순찰대나 경찰의 눈길도 피해야 했다. 혹시 몰라서 고개를 들어 경계 드론이 있는지도 힐끗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그 어떤 방해 요소도 보이지 않았다.
- 「가족의 기원」
인간이 다루는 과학의 한계는 끝이 없었다. 안드로이드의 자기 학습화가 그랬고, 인공 지능의 자기 확장이 그러했다. 인간은 과학을 숭배하면서도 과학을 두려워했다. 원스가 인간에게 꼭 필요한 도구이지만, 원스의 단계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은 그들의 진화를 경계해서다. 최고 5단계 원스는 꽤 높은 지능을 가졌다고 한다. 5단계 원스를 구입하려면 자폐나 조현병 같은 문제가 있을 경우인데,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모양이다. 종종 사회 문제가 되어 포털 뉴스에 등장하곤 하는데 이들을 ‘위험한 구름’이라 부른다. 납치, 테러 등 강력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구름같이 스며들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베이비 셀의 연간 보고서에 의하면, 2~3년 사이 5단계 원스 출시율이 23퍼센트나 급락했다. 하지만 공급이 줄면 수요는 늘어나는 법이다. 희소성에 의한 인간의 욕망은 점점 커졌다. 5단계 원스의 가격은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원스가 아니고 라온이에요.”
“원스한테 이름을 주는 것은 불법인데 이름을 주었구나.”
“라온이는 상품이 아니에요. 저와 쌍둥이라니까요!”
“신고 같은 건 안 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런데 라온이가 무슨 뜻인 줄 알고 그 이름을 준 거니?”
“기쁨이요. 책에서 읽었어요.”
“책을 읽었다니 놀랍구나. 요즘은 누구도 책을 읽지 않지. 인간은 신보다 과학을 더 숭배하니까.”
- 「노랑 구름은 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