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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과학의 이해 > 현대과학
· ISBN : 9788984073555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1-04-30
책 소개
목차
들어가기 - 9
1 컴퓨터, 인간과의 대결을 꿈꾸다 - 31
2 퀴즈 쇼의 인간 챔피언 - 59
3 왓슨의 탄생 - 85
4 컴퓨터를 가르치다 - 109
5 왓슨, 얼굴을 가지다 - 137
6 왓슨과 인간의 대결 - 161
7 인간의 뇌를 넘보는 컴퓨터 - 191
8 인간과 기계 - 217
9 왓슨의 자리 - 241
10 한판 승부를 준비하다 - 267
11 결전의 날 - 293
주 - 323
참고 문헌 - 326
감사의 말 - 328
옮긴이의 말 - 331
리뷰
책속에서
왓슨에게는 나름의 한계가 있다. 한 번은 어떤 과학자가 왓슨을 “백치 만물박사죠” 하고 깎아내렸다는 말을 들은 페루치는 “백치 만물박사? 괜찮구먼!” 하고 응답했다. 페루치는 왓슨을 얕보는 이 표현 자체는 거부한다. 하지만 그는 왓슨이 킴 픽 같은 질의응답의 귀재에 가까워지기를 바랄 뿐이다. 킴 픽은 영화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만물박사이다. 2009년에 사망한 픽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었다. 픽은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고, 모든 디테일을 정확히 기억해냈다. 그럼에도 픽은 심각한 신체적 및 발달상의 문제가 있었다. 그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인 뇌량이 없었다. 그는 아버지를 제외한 어떤 사람과도 의사소통을 거의 하지 않았고, 그 많은 지식으로부터 수준 높은 결론을 끌어내지도 못했다. 그러니 이론을 세우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불완전한 천재였다.
‘올림픽에 관한 특이한 것들’ 카테고리에서 “1904년 올림픽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 체조 선수 조지 아이저의 신체적 특이점”을 묻는 문제가 나오자 제닝스가 먼저 버저를 누르더니 잠시 숨을 고른 후 “손이……없었나요?”라고 말했다. 오답이었다. 왓슨이 버저를 눌러 ‘다리’라고 답했다.
“정답입니다.” 트레벡이 말했다.
그러나 그 다음 문제로 넘어가기 전에 심판관 한 명이 게임을 중단시켰다. 아이저의 ‘다리’ 자체는 신체적 특이성이 아니다. ‘다리가 없다는 사실’이 특이성이다. 무대 위에서 5분간 심판진은 트레벡 및 왓슨의 변호인인 데이비드 셰플러와 협의를 벌인 끝에 왓슨의 답을 오답으로 선언했다. “제 실수였습니다.” 트레벡이 청중에게 말했다. 이어서 트레벡은 아까 왓슨에게 정답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도 수정했다. “아닙니다. 그 답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다리가 없었다’고 답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왓슨을 프로그래밍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는 인간 정신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수천 년에 걸쳐 인간은 이 프로그래밍 작업을 해왔다. 지식과 기술을 환경에 적응시킨 것이다. 이 과정의 어느 시점에선가 많은 사람들이 덫으로 곰을 잡는 일, 밭을 가는 일, 나눗셈을 끝없이 하는 일, 지도를 보는 일 등을 할 줄 몰라도 상관없는 삶의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제닝스가 지적한 바처럼 지식 자체의 가치가 끝없이 변화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 하나하나는 IBM의 <제퍼디> 연구진이 왓슨에게 기가바이트 단위의 정보와 운영 프로그램을 업로드하면서 끊임없이 씨름한 문제와 맞닥뜨려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머릿속에 뭔가를 넣어 두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인지 작업과 관련하여 컴퓨터에게 떼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