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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84077768
· 쪽수 : 480쪽
책 소개
목차
1부 인데베토우의 유령_1793년 가을
2부 피와 포도주_1793년 여름
3부 나방과 불꽃_1793년 봄
4부 늑대 중의 늑대_1793년 겨울
리뷰
책속에서
시체는 조금도 썩지 않은 상태였으며 눈알이 없는 텅 빈 눈구멍이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찢어진 입술 안에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머리카락에는 여전히 광택이 남아 있었다. 밤과 호수의 어둠이 아무리 그 색을 흐리게 했어도 머리카락이 밝은 금빛인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는 바람에 카르델은 물을 먹고 컥컥댔다.
“인베토에서 일하는 빙에 씨인가요?”
“정확히 말하면 인데베토우 청이지. 어쨌든 내가 세실 빙에다.”
아이는 마치 증거가 없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지저분한 금빛 머리카락 뒤에서 그를 슬쩍 보았다.
“성곽 언덕에서 여기까지 제일 빨리 뛰어오는 사람한테 돈을 준다고 했어요.”
“그래?”
아이는 모자에서 비죽 튀어나온 머리 한 가닥을 입으로 질겅질겅 씹었다.
“제가 제일 빨리 뛰어왔거든요. 옆구리가 아프고 입에서 피 맛이 나고 이제 젖은 옷을 입고 밖에서 자야 할 신세예요. 이런 고생을 했으니 대가를 받아야겠는데요.”
소년은 자기의 대담한 제안에 스스로 놀랐다는 듯 숨을 참았다. 빙에는 소년에게 차디찬 시선을 던졌다.
“똑같은 심부름을 하는 다른 아이들도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네가 말하지 않았니? 조금만 기다리면 다들 올 텐데 그때 다시 흥정하면 되겠구나.”
소년이 실수한 걸 깨닫고 이를 바득바득 가는 소리가 들렸다. 빙에는 동전지갑을 열어서 아이가 달라는 동전을 꺼내 엄지와 검지로 쥐었다.
“네가 오늘은 운이 좋았구나. 나는 참을성이 없거든.”
소년이 어렴풋이 웃었다. 앞니 두 개가 다 없어서 뻥 뚫린 구멍 사이로 혀가 쏙 나오더니 코에서 흐르는 콧물을 훑었다.
“치안총감님이 찾고 계세요. 지금 당장 대장장이 거리로 오라고 하시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