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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4316461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801호 박쥐인간
802호 모기
803호 명견 패스
804호 마법매미
805호 돈다발로 때려라
806호 삶어녀 죽이기
807호 피 흘리는 고양이 눈
808호 쥐들의 지하 왕국
809호 동시성의 과학
810호 되살아나는 섬
해설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생태학: 정은경(문학평론가)
8층 복도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박쥐 인간이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은 슬픔과 눈물이다. 비탄에 빠진 인간 곁에 있으면 박쥐 인간의 피와 정신은 맑아진다. 그러나 박쥐 인간이 그 슬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인간들이 산림욕을 하며 나무가 내뿜는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들의 날숨이 나무에 아무런 해를 미치지 않는 것처럼 박쥐 인간이 얻는 상쾌함도 인간들의 슬픔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사람에게 산림욕이 필수적이진 않지만 박쥐 인간에게 슬픔은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다를 뿐이다.
왜 우리는 이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왜 박쥐 인간들은 인간의 곁에 있어야 하는 운명일까. 아마도 진화 단계에서 인간이 먼저 생겨나고, 박쥐 중 일부가 인간의 슬픔을 이용하는 법을 알게 됐으리라. 땅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깨친 뒤 다시 인간들 사이로 들어가버린 허망한 진화.
“슬픔을 없애는 건 기쁨이 아냐. 슬픔은 분해되어서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마음의 양식으로 돌아가는 거야. 잘 썩지 않는 동물의 똥을 쇠똥구리가 분해해 양분으로 만드는 것처럼 박쥐 인간들은 인간의 슬픔을 분해하지. 박쥐 인간이 없으면 이 별은 사라지지 않는 슬픔으로 가득 차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