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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374546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I 루이즈 콜랑주
1. 첼로를 켜는 소녀
2. 스텔라 페트렌코의 추락
3. 불가능한 수사
4. 비상식적인 시간
II 안젤리크 샤르베
5. 바리케이드의 이쪽 저쪽
6. 약간 정신이 나간 여자
7. 자기 자리 차지하기
8. 선을 넘다
9. 집안의 딸
III 마티아스 타유페르
10. 흔적 남기지 않기
11. 은둔형 외톨리
12. 에투알 광장
13. 질서와 무질서
14. 찢어진 마음 증후군
15. 빨간 외투의 사나이
16. 암흑 속에 잠긴 영혼
17. 레나 칼릴
18. 집 안에 숨어든 두 명의 살인자
IV 단상
베네치아를 강타한 역대급 밀물
폭풍이 나지고 난뒤
명예 법정
기자의 죽음
목신의 피리
알리스 베커
레바논의 봄
몽파르나스 묘지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스텔라 페트렌코는 신장 172센티미터에 메뚜기처럼 길고 날렵한 다리, 백조처럼 긴 목의 소유자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활발하게 활동한 스타 무용수들 가운데 하나였다. 1969년 마르세유 출생이고, 그녀의 부모는 우크라이나 리비우에서 이주해온 이민자들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 그다지 유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스텔라 페트렌코는 열두 살에 파리 오페라 부속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파리에 왔다. 스텔라는 성공에 대한 일념을 바탕으로 한 계단씩 목표를 향해 올라갔고, 열일곱 살에 파리 발레단에 입단했다. 그 후 카드리유, 코리페, 쉬제의 단계를 거치며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스물두 살에 프르미에 당쇠르가 되었고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일인이역인 오데트와 오딜 역을 연기해 극찬을 받았다. 불행하게도 바로 그해에 파리 시내에서 오토바이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고, 등과 무릎을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오랜 기간 재활 치료를 하느라 스텔라의 발레리나 경력은 한동안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사망하기 직전까지 스텔라는 등과 무릎의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했고,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았다. 스텔라는 치명적인 운명의 장난에도 굴하지 않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눈물겨운 투쟁을 벌였고, 그 결과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서른 살에 에투알 무용수로 등극했다.
마티아스는 유튜브를 통해 스텔라가 공연한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하이라이트로 보았다. 불과 몇 장면에 지나지 않았지만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인상적인 무대였다. 스텔라는 도자기 같은 하얀 피부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발레리나의 상투적인 이미지와 거리가 멀었다. 얼굴만 보아서는 우크라이나 출신인지도 알 수 없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우아한 구석이 조금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근육질 체구에 하루 여덟 시간씩 맹훈련을 해 다져진 긴 다리, 뼈처럼 보이는 두 팔, 각진 얼굴, 움푹 파인 두 볼, 왠지 심란한 느낌을 풍기는 눈, 뒤로 틀어 올린 머리에서 한두 가닥 흘러내린 머리카락 그 어디에서도 우아한 느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텔라가 춤을 추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 무슨 연금술인지, 스텔라는 무대에서 춤을 추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 독특하고 매력적인 여성,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오라를 풍기는 여성으로 변모했다.
마티아스는 발레를 보는 동안 마음의 평정심을 잃고 스텔라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마치 해묵은 아르마냑에서 증발한 알코올 기운 때문에 취기를 느끼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