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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84984844
· 쪽수 : 350쪽
· 출판일 : 2005-09-26
책 소개
목차
1권
1부 칼스바트에서 로마까지
1786년 9월 ~ 1787년 2월
2부 나폴리와 시칠리아
1787년 2월 ~ 1787년 6월
2권
3부 두 번째 로마 체류기
1787년 6월 ~ 1788년 4월
책속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을 가장 심오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의 정신이 완전히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
내가 로마 땅을 밟게 된 그날이야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자 나의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된다.
마침내 나는 이 세계의 수도에 도달했다! 만일 내가 좋은 길벗과 함께 아주 견식 있는 사람의 안내를 받으며 15년 전쯤에 이 도시를 구경할 수 있었더라면 나를 행운아라 불러도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의 수도를 안내자도 없이 어차피 혼자서 방문할 운명이었다면, 이러한 기쁨이 이렇게 늦게서야 베풀어진 것이 오히려 다행스런 일이다.
정말이지 로마에 와보지 않고서는 여기서 무엇을 배우게 되는가를 전혀 알 수 없다. 말하자면 사람들은 여기에 와서 다시 태어나는 것임에 틀림없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돌이켜 보면 마치 어릴 적에 신던 신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평범한 사람도 이곳에 오면 상당한 인물이 되며 그것이 그의 본질로 바뀔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하나의 독특한 개념을 얻게 되는 것이다.
2천 년 이상이나 된 실체가 여기에 있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여러 가지로 근원적인 변화를 겪어왔으면서도 그 땅과 그 산은 아직도 옛날과 똑같고, 기둥과 벽도 옛날 그대로이며, 사람들한테서도 아직 옛날과 같은 특징이 엿보인다. 이러한 실체들을 대할 때면 우리는 위대한 운명의 의지에 따르는 동반자가 된다.
- 1권 본문 중에서
우리가 이제 다시 자연을 관찰하여, 그 화가들이 발견해내고, 많든 적든 간에 모방한 것을 다시 재발견하고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영혼은 확대되고 정화되어 마침내 자연과 예술에 대한 지고한 직관을 얻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를 둘러싼 대상들의 고상한 수준과 품위가, 저의 궁극적인 존재가 이를 수 있는 높고도 먼 곳까지 저를 이끕니다. 제 눈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세련되어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당신도 함께 나폴리에 계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직 먹거리를 사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북적거리는 모습과 소음을 제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이곳에 와서야 비로소 이들이 사시사철, 날이면 날마다 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축복 받은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쉽게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제 머릿속에는 온갖 새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하는 행위 자체입니다. 대상을 다른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만 묘사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이제 제 자신을 바로잡을 적절한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저는 예술의 나라에 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남은 삶 동안 평온한 마음과 기쁨을 갖고, 뭔가 다른 것을 창조해낼 수 있도록 그러한 예술 분야를 철저히 연구해야겠습니다.
로마에서 보내는 이 마지막 밤
슬픈 그 모습 내 마음속에 어른거린다.
소중한 것 그토록 많이 남겨준 밤을 생각하니
지금 나의 두 눈에선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 2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