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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84988798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08-08-20
책 소개
목차
케르폴
홀리다
벨소리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미스 메리 파스크
미스터 존스
거울
모든 영혼의 날
옮긴이의 글
작가의 생애
도판 목록
리뷰
책속에서
새를 본 순간 노인의 움직임 없는 얼굴이 활짝 피더니,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내 거야.”
노인이 앙상하고 부드러운 손으로 잽싸게 새장을 낚아채며 말했다.
“물론이지요. 숙모 거예요.”
눈가가 촉촉해진 보스워스 부인이 말했다.
그러나 노인의 손 그림자 때문에 놀란 새가 날개를 쳐대며 요란법석을 떨기 시작했다. 순간 크레시도러의 평온했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진 철사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명을 지는 것처럼 외쳤다.
“이런 악마 새끼!”
그러더니 새장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겁에 질린 새를 끄집어내고 목을 분질러버렸다. 사라들이 어린 오린을 방에서 나오게 하는 동안 그녀는 뜨뜻한 새의 몸에서 털을 뽑아내며 “악마 새끼, 악마 새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그의 어머니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 p.87~88 「홀리다」中
눈 주위에 첫 번째 작은 주름이 생긴 바로 그날부터 부인은 자기 자신을 나이든 여자로 여기기 시작했고, 그 생각은 단번에 몇 분 이상 그녀를 떠나는 법이 없었으니까. 아, 잘 차려입고서 웃으면서 손님들을 맞을 때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신념이 돌아오거나 그녀의 머릿속에 샴페인처럼 찾아드는 것도 같았구나. 하지만 샴페인보다도 빨리 사라지고 말았지. 나는 부인이 소녀의 발걸음으로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단다. 그녀는 잘 차려입은 옷들을 다 벗어던지기도 전에 커다란 거울 앞에 있는 옷가지 위에 주저앉았지. 부인의 방에는 곳곳에 거울이 놓여 있었단다. 그리고 눈물이 파우더 위로 흘러내릴 때까지 거울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지.
(……)
‘우리는 둘 다 아무것도 모르지 않나요? 아름다운 여자가 아름다움을 잃어갈 때 어떠한 고통을 겪는지. 당신과 나,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나이가 든다는 것이 그저 따뜻하고 밝은 방에서 덜 밝고 덜 따뜻한 방으로 옮겨가는 것과 같겠지요. 하지만 클링스랜드 부인처럼 아름다운 분들께 그것은, 꽃과 샹들리에가 가득한 눈부신 무도장에서 밀려나 겨울의 밤과 눈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을 거예요.’
- pp.341~349 「거울」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