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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화폐/금융/재정
· ISBN : 9788985482585
· 쪽수 : 920쪽
· 출판일 : 2011-03-14
책 소개
목차
감수자 서문
서문-헨리 카우프만 박사
제4판 서문
표 리스트
도표 리스트
개요
제1부 고대
제1장 선사시대와 원시시대의 신용과 이자
제2장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제3장 그리스
제4장 로마
제5장 고대 이자율에 대한 정리 및 분석
제2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유럽
제6장 고리대금에 관한 교리와 이것이 유럽의 신용 형태와 이자율에 미친 영향
제7장 중세(암흑시대)
제8장 중세 후기
제9장 르네상스시대
제10장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서유럽 이자율의 정리 및 분석
제3부 근대 유럽과 북아메리카: 1900년까지
제11장 18세기 영국
제12장 18세기 유럽
제13장 19세기 영국
제14장 19세기 프랑스
제15장 19세기 기타 유럽 국가
제16장 18세기와 19세기 미국
제4부 1900년 이후의 유럽과 북미
제17장 20세기 미국: 1900~1945년
제18장 20세기 미국: 1946~1990년
제19장 20세기 영국
제20장 20세기 유럽: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제21장 20세기 유럽: 스위스, 오스트리아, 스칸디나비아, 아일랜드, 이베리아, 터키
제22장 20세기 캐나다
제23장 1700년 이후 유럽과 북미의 금리 정리 및 분석
제5부 기타 국가 그리고 1990년대
제24장 일본
제25장 파운드화 통용 권역: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파키스탄
제26장 러시아
제27장 중국
제28장 남미 국가
제29장 21세기에 들어서면서: 1990~2005년
주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에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주요 신용에 대한 장기 시장금리가 전에 없이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역사적으로 최근의 수익률 고점은 미국은 1800년, 영국은 1700년, 네덜란드는 1600년 이후로 기록된 장기 금리 최고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다시 말해 근대 자본시장이 등장한 이래,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의 상황처럼 장기 금리가 그렇게 높게 상승한 일은 없었다.
1981년 이후로 금리는 다시 50년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의 금리 변동 수준 그리고 이로 말미암은 잇따른 시장 위기 상황을 보면 이자율의 역사가 여전히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독자는 고대와 근현대 이자율의 극한치만 봐도 적잖이 놀랄 것이다. 이 책에 설명한 이자율 관련 이야기를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반복된 이자율의 상승과 하락 추세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금리 표와 도표를 살펴보면 이자율의 역사에는 국가 혹은 문명의 흥망성쇠, 전쟁의 힘과 비극, 평화의 향유와 남용 등 온갖 현상의 빛과 그림자가 다 반영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자율의 역사를 통해 지식과 기술의 진보, 정체(政體)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전제 정치와 엘리트 정치에 대한 민주주의 정치의 절대 끝나지 않을 오랜 항거와 도전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자율이 오르고 내리는 큰 흐름 속에서 효과적인 상업 윤리와 법률을 확립하고 제정하는 데 있어 그리고 적절한 통화와 재정 기술 및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어떤 곳이 성공했고 또 어떤 곳이 실패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가지 차원 속에서 이자율 상승과 이자율 하락이라는 두 가지 큰 동인이 번갈아 그 힘을 발휘할 때도 우리는 경제 성장과 경제 쇠퇴의 기미를 간파할 수 있다.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명한 경제학자 오이겐 폰 뵘 바베르크(Eugen von B?hm Bawerk)는 한 국가의 금리 수준에 그 국가의 문화 수준이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국민의 지적 능력과 윤리적 건전성 수준이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금리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여기서 뵘 바베르크가 말하는 금리 수준은 인위적으로 통제된 금리가 아니라 시장에서 자유로이 정해지는 이른바 자유 시장금리를 의미한다. 그 당시 주요 무역국의 장기 우량 신용에 대한 금리는 2.50%에서 3.50% 정도로서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매우 낮은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과는 달리 그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율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뵘 바베르크가 ‘윤리적 건전성’ 대신 ‘금융적 건전성’ 그리고 ‘문화적 수준’ 대신 ‘기술적 수준’이라고 바꿔 표현했다면 오늘날 이 학자의 말에 수긍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로써는 뵘 바베르크의 이 정도의 통찰력과 표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뵘 바베르크에게 원래 표현 대신 상술한 것으로 바꿔 표현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면 아마도 한 국가 전체의 금융적 건전성의 필수 조건이 바로 윤리적 건전성이고 높은 기술 수준의 필수 조건이 바로 높은 문화 수준이라는 식으로 반응했을 것이 뻔하다. 즉, 그 말이 그 말 아니냐는 식으로 응수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됐던 1963년 당시에는 금융시장을 연구하는 사람 가운데 뵘 바베르크의 이러한 일반론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963년 당시 금리 수준은 뵘 바베르크가 활동하던 시절보다 높았다. 그래도 자국민의 지적 능력이나 윤리적 건전성, 문화적 수준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금리가 치솟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 그리고 1980년대의 상황을 들이댄다면 이러한 소수자의 ‘발악’도 맥을 못 추게 될 것이 뻔하다. 물론 문화적 수준과 윤리적 건전성을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고 이러한 측정 방식에 관해서도 이론(異論)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
여기서 이자율의 역사를 더듬는 가장 큰 목적은 이자율 변동에 대한 사회학적 혹은 경제학적 원인과 효과를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수 세기 동안 각국의 금리 수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관한 관련 자료를 찾아내 이를 기록하고 분석해보려는 것이다. 이처럼 비교적 단순한 목적에서 시작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시간적 차원에서 볼 때 금리의 흐름에는 일정한 추세와 반복적 변동 패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추세와 패턴을 한 국가 그리고 전체 문명의 흥망과 자연스럽게 연결 짓게 될 것이다.
고대 바빌로니아와 그리스, 로마의 이자율 역사를 다룬 장에서는 국가 혹은 문화가 번성하는 시기에는 이자율이 낮고 ‘쇠퇴하거나 망하는’ 시기에는 이자율이 치솟는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서유럽과 북미 지역은 중세시대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시기 동안에는 이자율 수준이 낮은 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렇지가 못한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나타난 극단적 수준의 고금리 현상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때 기록된 고금리의 장기적 추세 변화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 그 당시와 같은 고금리 현상이 또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일정한 패턴평로 역사는 반복된다는 가설을 들먹일 필요는 없다. 도표만 대충 훑어보고서 섣불리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다. 현재 불리하게 전개되는 추세라도 이것이 반전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산업 국가들의 장기 시장금리 추세를 살펴보면 해당 국가의 정치적 및 경제적 건전성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표를 보면 정치적 혹은 경제적 대사건들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