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88588116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오주석을 그리워하며 - 강우방(미술사학자)
책을 펴내며
신윤복, <월하정인도(月下情人圖)>_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알리라
김득신, <야묘도추도(野猫盜雛圖)>_어이할꼬! 도둑고양이 잡으려다 우리 영감 먼저 잡겠소
김수철, <하경산수도(夏景山水圖)>_물풀에 핀 꽃이 좋아 돌아갈 수 없네
이정, <풍죽도(風竹圖)>_거친 바람 속 끝까지 남는 것은 대나무의 정신이어라
김홍도, <황묘농접도(黃猫弄蝶圖)>_통통한 고양이, 건강을 누리소서 축원하네
강세황, <자화상>_익살로 피어난 삼절의 내면
김정희, <세한도(歲寒圖)>_그대는 어찌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처럼 변함이 없는가?
장승업, <호취도(豪鷲圖)>_고삐 풀린 자유로운 천성, 예술 속에서 살아나다
강세황, <영통동구도(靈通洞口圖)>_경치는 경치대로 대단했어도 나는 여전히 나일 뿐
정선, <금강내산도(金剛內山圖)>_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한 손에 쥐고 솔솔 부치면
정선, <금강전도(金剛全圖)>_금강산의 음양오행, 지극히 굳세면서 지극히 부드러운
신윤복, <미인도(美人圖)>_함초롬한 고운 여인, 마음자락을 비집고 스며들 듯
강희안,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_고결한 선비가 물을 바라보다
정선, <통천문암도(通川門岩圖)>_저 한량없이 크나큰 물, 바다 그 위대한 세계
변상벽, <모계영자도(母鷄領子圖)>_따사롭고 살가운 어머니 사랑
작자 미상, <이재 초상(李縡肖像)>_군자의 본성은 인의예지니, 얼굴에 드러나기 마련이라
김명국, <답설심매도(踏雪尋梅圖)>_저 남쪽 어딘가 눈발 속 첫 매화 봉오리를 찾아서
김홍도, <씨름>_엎치락뒤치락, 들뜬 왼발과 떠오르는 오른발, 판났다!
정선, <만폭동도(萬瀑洞圖)>_천 개의 바위 다투어 빼어나고, 만 줄기 계곡물 뒤질세라 내닫는데
김명국, <달마도(達磨圖)>_호쾌한 선들을 관통하는 고매한 기상
이인문, <송계한담도(松溪閑談圖)>_솔 향기 사이로 무엇보다 미쁘고 정다운 벗들의 음성
김홍도, <해탐노화도(蟹貪蘆花圖)>_권력 앞에서도 제 모습 생긴 대로, 나는야 옆으로 걷는다
이재관, <오수초족도(午睡初足圖)>_하루 맑고 한가로우면 그 하루가 신선이라네
김홍도,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_산의 신령스러움이니, 호랑이의 산어른다운 위세로다
김홍도,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_차고 맑은 가을, 성근 숲, 달이 뜬다
김홍도,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_꾀꼬리에 앗긴 선비 마음, 봄이, 영원한 봄이 그 안에 있다
작자 미상, <일월오봉병(日月五峰屛)>_우주의 이치를 내 한 몸에 갖추기 위해
오주석, 그가 있어 행복하였다 - 이광표(동아일보 기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신윤복, <월하정인도(月下情人圖)>_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알리라
함께 갈 수 없는 길, 그러나 마음만은 님의 품 안에 있다. 달빛이 몽롱해지면서 두 사람의 연정도 어스름하게 녹아든다. 배경이 뽀얗게 눅여져 있으니 섬세한 필선과 화사한 채색으로 그려진 두 연인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신윤복은 이 정황을 풍류 넘치는 흐드러진 필치로 이렇게 적었다. “달도 기운 야삼경 / 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알지.” 예나 지금이나 남녀간의 일은 갈피도 많고 두서는 없으며 반드시 은밀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한 장의 그림이 소설 한 편보다 더 소상하다.
○ 김수철, <하경산수도(夏景山水圖)>_물풀에 핀 꽃이 좋아 돌아갈 수 없네(35~36쪽)
서재 창틈으로 엿보이는 글 읽는 선비가 이따금 시골 생활을 무료하게 여겼다. 그래서 올해는 대처(大處)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이번엔 그만 물풀에 핀 꽃에 마음을 뺏겼단다. 이게 턱없는 소리라는 걸 누가 모르겠는가? 예로부터 이런 병을 천석고황(泉石膏?)이라 하였다. 명치 속 깊숙이 자연 사랑하는 정이 스며들어 고질이 된 것이다. 병자는 욕심 없는 것이 증세로 고요하고 텅 빈 것을 좋아한다. 우리 옛 그림에서 중요한 것도 가공하지 않은 백면(白面)이다. <하경산수도> 역시 오른쪽 반이 거의 다 비어 있지만 조금도 허전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왼편을 의지 삼아 텅 빈 하늘과 망망한 물을 그윽이 바라보는 데에 그림 보는 맛의 진국이 있다.
○ 이정, <풍죽도(風竹圖)>_거친 바람 속 끝까지 남는 것은 대나무의 정신이어라(43쪽)
대나무의 조형은 너무나 단순하다. 줄기와 마디와 잔가지와 이파리, 그것은 대나무의 모든 것이다. 그런 대를 옛 사람들은 가장 그리기 어렵다고 일러 왔다. 줄기 하나, 이파리 하나를 이루는 일 획을 잘 긋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획 하나를 잘 그으면 열 획, 백 획이 다 뛰어나다. 일 획 속에 바람이 있고 계절이 있고 말로는 다 못할 사람의 진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