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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900766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2-10-05
책 소개
목차
서문
1. 나의 정신적 멘토들: 김기림, 김하건, 이상
내 고향, 아라사의 소문이 바람을 타고 미치는 곳
나의 스승 김기림
화가 김하건의 부임
김기림과 이상의 시세계
김기림과 이상의 시비詩碑
자랑스러운 고향 사람들
2. 끝뫼 김말봉과의 인연
김말봉과의 첫만남
김말봉의 생애
교제하던 여인들
남성사중창
재금에 대한 순정
맹의순의 숭고한 죽음
불같은 성격의 김말봉
총을 멘 시인 박산운
부산에서 약혼식을 올리다
김말봉의 대학 동창 정지용
노산 이은상
김동리와 손소희의 스캔들
뉴욕집을 찾은 방문객들
나와 인연을 맺은 목사님들
김말봉에 대한 평가
3. 평생 이어진 김환기와의 인연
광복동 다방에 진을 친 문인과 예술가들
광복동 거리에서 마주친 김환기 부부
파리로 간 김환기
김환기의 뉴욕 생활
화상이 김환기의 작품을 갖고 사라지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죽음을 예감하다
김향안, 김환기 작품 알리는 일에 전력하다
뮤제 베리에에서 열린 김환기 ‘뉴욕 10년’ 전시회
4. 뉴욕에서 만난 예술가들
뉴욕에 온 김병기
뉴욕의 미술가 마을
김향안, 한용진, 문미애 부부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한용진의 이상 문학비 제작
김향안이 세상을 떠나다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 백남준, 문미애
축하의 글: 아름다운 인연이 주는 감동 · 박미정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은 나의 이야기라기보다는 내가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한국이 자랑하는 예술가와 종교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에는 김말봉 장모님, 화가 김환기, 중학교 시절의 김기림, 시인 이상, 박산운, 정지용, 이은상, 김동리, 김광섭, 손소희, 공중인, 화가 김하건, 한용진, 문미애, 백남준, 김병기, 김창렬, 성악가 김자경, 김재준 목사 등 많은 문학인, 예술가와 종교인들의 모습이 나의 언어로 묘사되어 있다. 내가 만나고, 교류하고, 느낀 인상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내 생애의 일부분을 차지한 그분들을 머리에 떠올릴 때마다 그분들 덕택에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었던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 서문
그 순간이 나의 일생을 변화시킬 결정적인 동기가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잠시 후 김말봉과 K군이 방으로 들어왔다. 여사는 몸이 부한 편이고 얼굴이 둥글었다. 이따금 입가에 미소를 띠며 영어를 종종 사용하며 말하는 유명 소설가와의 첫 만남은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경험으로, 그때 받은 여사의 인상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변치 않고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당시 서울에 온 지 2년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강한 함경도 사투리가 나의 말 속에 남아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내가 접하는 사회는 매우 협소했다. 그날에야 나는 비로소 넓은 세계를 경험했다. 젊은 여학생과 함께 방문한 나는 여사의 놀림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즐거운 대화의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갔던지 통행금지가 원수와도 같았다. 다시 찾아뵙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곳을 떠나면서 내 머릿속은 온통 다시 방문할 생각뿐이었다.
- 2. 끝뫼 김말봉과의 인연
내가 김환기 부부를 처음 만난 건 1951년이었다. 재금이와 김말봉 여사를 따라 광복동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는데, 맞은편에서 미군 군복을 입은 안경 낀 키 큰 분이 안경을 낀 아내 김향안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여사의 소개로 그 부부와 미소로 인사를 나눴다. 김향안의 안경은 도수가 높았는데, 훗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안경을 착용했다고 말해주었다. 그 후 광복동에서 그 부부를 만나는 일이 잦아졌다. 당시 동란 중 이전한 의대가 근처에 있었고, 나는 졸업 후 의사자격증을 받은 때였다. 김향안이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의 아내였다는 사실을 안 건 그 후였다. 이상이 나의 중학교 담임인 김기림 선생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도 몰랐다. 당시 김기림 선생은 납북 후 고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 3. 평생 이어진 김환기와의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