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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꽃의 시간

다시, 불꽃의 시간

(크리에이터 이어령과 함께 한 365일)

변광섭 (지은이)
직지
2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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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꽃의 시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다시, 불꽃의 시간 (크리에이터 이어령과 함께 한 365일)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9011958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16-05-20

책 소개

2015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한 저자가 2015년 명예위원장으로 함께 활동했던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함께 한 1년의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목차

1부 생명의 모항, 돛을 올려라
1년 농사, 100년 농사
금속활자와 조각보
요코하마 선언
오고초려
오라, 새날이여
지역을 넘어 세계로
왜 생명문화도시인가
내 인생의 책 한 권
궁핍한 시대, 책을 들어라
책을 읽자, 꿈을 꾸자
나가타, 칭다오의 아침
보릿고개 넘어 생명문화도시로
동아시아문화도시와 유럽의 문화수도
어머니, 나의 어머니
창조경제
문화융성
빛, 그리고 지혜

2부 동아시아, 극적인 순간들
칭다오의 봄
실패를 공유하자
세살마을을 만들어라
꽃밭에 앉아 노래하자
나무이야기, 도시를 바꾼다
시민가보박물관, 희망을 기념하자
공간은 역사를 낳고 사랑을 낳는다
한갓지게 걸어라
창조의 씨앗을 뿌려라
미디어 시대, 책무를 다하라
에디슨이 되지 말고 테슬러가 되어라
홈커밍데이, 도시에 감동을 줘라
문화다양성, 시선을 바꿔라
시민이여, 두근거려라
시민, 12가지 이야기
마음껏 희망하라

3부 아름다운 날, 불멸의 향기
이어령의 100년 서재
천년 바이오민족 한국
한지, 그 매력속으로
순교자의 길, 생명의 길
동아시아 음식여행
가을, 생명의 대합창
니가타가 아름다운 이유
한중일 도시문화회담의 교훈
왜 젓가락인가
100년 기업 효자에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아으 동동다리
분디나무, 초정약수, 청주젓가락
문화를 집자, 세상을 담자
생명공감
위대한 유산, 젓가락
잠깐만, 우리 이제 한 번 해봐요

4부 다시, 더 큰 사랑을 위하여
골목을 걷는 즐거움
다시, 불꽃의 시간
생각의 산파를 찾아
아날로그 풍경 속으로
손으로 쓴 편지
지의 최전선
한 해의 끝자락에
삶의 향기
움트다 꽃피다 열매맺다 함께가다
아픔도 견디면 예술이 된다
세상을 흔들어라
찬란한 성장통을 허락하라
이어령의 선물

프롤로그
경이로운 삶을 창조하라, 역사의 주인이 되어라

저자소개

변광섭 (지은이)    정보 더보기
수필가, 문화기획자, 청주대학교 겸임교수)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선정 지역혁신가, 로컬콘텐츠 큐레이터 전국 최우수상 수상 초정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문학을,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전공했다. 중앙일간지 기자를 거쳐 청주시문화재단에서 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직지축제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옛 청주연초제조창 문화재생,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제천 의림지, 괴산 수옥정 등 지역문화 콘텐츠 발굴 및 사업화에 힘썼다.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크리에이터 이어령 선생과 함께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 활동을 펼쳤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선정 지역혁신가이며, 로컬콘텐츠 큐레이터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문화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금은 청주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 청주문화원 이사로 있으며 전국 주요지자체의 문화예술 및 문화관광 콘텐츠 발굴에 힘쓰고 있다. 방송과 신문 등에 ‘변광섭의 마을이야기’, ‘변광섭의 동네 한 바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 『생명의 숲, 초정리에서』와 『즐거운 소풍길』이 ‘문화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고, 『풍경에 젖다, 마음에 담다』는 ‘2020년 상생충북의 이달의 도서’로 선정되었다. 『가장 아름다운 날』, 『다시 불꽃의 시간』, 『이 생명 다하도록』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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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년 농사, 100년 농사

미칠 것 같은 몰두 없이 위대한 예술은 탄생하지 않는다. 자신을 온전히 잊는 몰두, 그리고 그 속에서 열정이 뿜어내는 거친 호흡과의 사투가 있어야 비로소 영혼을 깨우는 예술과 불멸의 향기를 얻을 수 있다. 시인은 진부한 것에 생명을 불어넣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는 마술을 갖고 있다. 화가는 일상의 풍경을 새로움과 경이로 가득 차게 하고, 음악인은 남루한 삶에 흥겨움과 삶의 에너지를 주는 샘물 같은 존재다. 그리하여 예술가는 뱃속의 먹물이 다 마르도록 스스로를 닦달하며 깨어 노래할 뿐이다. 예술가가 시대의 아픔을 보듬고, 새로운 꿈을 빚으며, 공룡 같은 도시에 희망의 꽃씨를 뿌리는 선구자가 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날 나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자 창조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어령 선생을 중앙일보사 고문실에서 만났다. 세 시간 동안 말 한 마디 못하고,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당신께서 던진 지식과 지혜와 창의적인 문화의 숲, 예술의 바다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미 당신은 1960년대부터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수많은 밀리언셀러를 만들었고, 올림픽 개폐막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기획과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왔다. 최근까지도 <디지로그>, <생명이 자본이다>, <80초 생각나누기>, <젊음의 탄생> 등을 통해 역동적이며 창의적인 시대정신을 이끌어 왔다.
그날 당신께서 던진 화두 역시 “유레카!”였다. 80대의 노장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분명했고 또렷했으며, 그 숲의 비밀과 바다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신비로움을 품고 있었다. 청주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당신께서는 가로수길의 아름다움, 직지의 창조적 가치, 무심천의 느슨하지만 맑은 기운, 우암산과 상당산성의 자연환경, 옛 연초제조창의 굵직한 선과 건축미, 초정약수의 달달한 맛, 도시와 농촌의 조화, 오송의 바이오산업, 애국지사와 교육문화의 때 묻지 않은 숨결과 향기로움을 예찬했다. 그러면서 청주는 타 지역에 비해 인공의 때가 덜 묻어 있고 순박하기에 복되고 행복한 것이라는 말을 던졌다.
어느 도시든 글로벌 환경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무형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되 혁신, 창조, 공감, 감동, 세계화, 네트워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로수길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발전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미디어아트로 호흡할 수 있는 도시 경관을 만들고, 담배공장과 우암산과 산성 일원을 연결하는 세계 문학의 성지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책과 디지털과 아날로그와 스마트 콘텐츠가 건물과 숲과 거리 곳곳에서 자유자재로 만날 수 있는, 그리하여 세계 최고의 문화의 도시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청주공항을 동아시아 거점 공항으로 만들고, 그 속에 동아시아인들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예술성 높은 문화콘텐츠를 담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직지와 세종대왕 초정행궁의 역사적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청주를 세계적인 문자문화의 성지, 지식문화의 보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베스트셀러와 문자를 디자인 및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테마파크, 세계 각국의 건축양식을 체험할 수 있는 건축디자인 프로젝트, 책 읽는 마을 가꾸기 등을 추진하되 100년을 내다보고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1년 농사를 짓지 말고 100년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한번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며 웅변하는 당신의 모습이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을, 개인의 욕망보다 공동의 가치와 감성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동아시아가 문화로 하나 되는 세상의 주역이 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동아시아 토종문화시장, 동아시아 문자거리, 동아시아 미래박물관 등 세상에 없는 콘텐츠를 혁신과 창의와 열정으로 만들어 낸다면 독창적인 멋과 결과 향과 꿈을 담게 될 것이고, 이 때문에 세상 사람들의 사랑과 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남이 하는 것,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흉내 내거나 따라하는 것을 경계했다.
니체는 “삶의 존재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통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겐 저마다 저울의 눈금으로 잴 수 없는 존재 가치가 있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우리네 삶의 신화가 사라질 때 수천 년 가꿔온 문명도 함께 사라질 것이기에 풍경과 신화를 살리는 일, 도시의 비타민을 만드는 일, 도시 문화브랜드와 창의적 가치를 일구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금속활자와 조각보

여행은 떠나는 것, 만나는 것,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던가.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고, 거리의 풍경이나 삶의 마다와 마디에 의미를 부여하고, 숲과 호수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으며 자박자박 걸어가는 삶. 그 속에는 거칠거나 각다분한, 애써 의미를 두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흉터가 아물면 더 단단해 지는 것처럼 사소한 만남이 때로는 나의 삶을 곱게 치유하고 힘을 주며 잔잔한 감동으로 물결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은 ‘신비’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힘이라고 했다. 파울로 코엘료는 <연금술사>에서 유랑의 매순간이 황금의 시간이라고 했다. 작은 경험과 추억에도 인색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성경의 시편에는 “하느님,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라며 생명의 신비를 노래했는데 그 신비를 경험하며 스스로를 단련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여정이 삶이 아니던가.
일본 요코하마 출장길에서의 작은 경험은 동아시아문화도시를 시작하는 내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삶의 이유이자 운명 같은 것이었다. 어둠을 뚫고 청주에서 인천공항으로 달리다 보니 새벽 바다가 물비늘을 반짝이며 유혹의 눈빛을 보냈다. 치열하지 않고서 아름다운 내일이 올 수 없다며 거친 호흡과 흰 포말을 내품는 것이다. 요코하마 일정에 대한 두려움에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는데 바다는 내게 지나친 걱정보다는 치열한 삶을 요구했다.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마친 뒤 우리 일행은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짐을 풀고 자리에 앉자마자 기내 잡지부터 꺼내 읽으려는데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활자 이미지로 가득했던 것인데, 활자를 보는 순간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은 설렘이 요동쳤다. 아니나 다를까. 중요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 임인호 씨의 장인 정신과 직지의 이야기가 특집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임씨는 이미 금속활자본 직지 하권과 상권 일부를 복원하는데 성공했고, 상·하권 총 2만 9천여 자를 복원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앞에 금속활자전수관이 있고, 이곳에서 임 씨는 밀랍주조법으로 1377년의 인쇄술을 복원하고 있다.
700년만의 귀향인 것이다.
요코하마의 여정은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식이 핵심이다. 한국을 대표해서 청주시가, 중국에서는 칭다오시가, 일본은 니가타시가 선정돼 한·중·일 문화장관으로부터 선정패를 받고 기자회견까지 하는 자리였다.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청주를 대표할 기념품을 고민하던 중 직지 영인본과 직지종을 준비했는데 기내 잡지의 특집으로 직지를 소개하고 있으니, 이 기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임 씨와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괴산군 연풍면의 시골마을에서 기록에도 없는 금속활자 복원에 청춘을 다 바치고 있었는데, 당시 나는 신문사 기자로 임씨와 인연의 싹을 튀었다.
이어령 선생은 청주를 생명의 모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시대정신에 맞게 새로운 콘텐츠로 특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미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로 책을 만들지 않았던가. 그 소중한 역사적 의미에 자족할 것이 아니라 3D프린터 기술로 세계 최초의 농촌마을을 만들고, 최첨단 과학과 기술로 홀로그램 아트센터를 만들 것을 주문한 것이다. 3D프린터 기술이 산업과 교육현장 전반에 보급되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신께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전통 초가집과 한옥 등의 건축물을 3D프린터 기술로 짓고 특성화 한 마을을 만들자는 것이다. 현대판 인쇄술이자 세상을 놀라게 할 새로운 문명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와 함께 최첨단 홀로그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공연예술 등의 특화된 문화산업을 육성하자는 주장이다. 문화 한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청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웅변했다.
김용택은 “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고 했다. 이남석은 <마흔 괴테처럼>에서 “세상에 흔들리지 말고 세상을 흔들어라”고 외쳤다. 이어령 선생은 “내일이면 죽는다. 오늘 하루 제대로, 신명나게 일하자”며 젊은이들의 가슴을 때렸다. 여행길에서 이런 메시지는 나를 더욱 긴장케 하고 단련한다.
귀국길의 비행기 안에서도 설렘은 계속되었다. 한중일 3국의 문화장관에게는 직지 영인본과 직지종 세트를 선물하고,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일본 니가타시와 중국 칭다오시, 그리고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요코하마시의 시장에게는 청주의 맑고 향기로운 정신, 청주만의 창의적인 감성을 담은 이소라 작가의 조각보를 선물했는데 이소라 작가 또한 같은 항공사의 기내 잡지에 소개된 것이다. 임 씨는 11월호에, 이 씨는 12월호에 각각 소개되었으니 우연이라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운명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20년 넘게 바느질을 하고 있는 이소라 씨의 조각보는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비롯해 한일규방공예전, 하와이 호노룰루미술관 보자기특별전, 프랑스 패치워크박람회 특별전 등 국내외 수많은 전시를 통해 조각보의 가치를 알렸으며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제안으로 조각보와 패션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고, 솜씨를 담고, 사랑을 담고, 정감을 담은 조각보의 가치는 세상 그 무엇과 견줄 수 없다.
이어령 선생은 저서 <우리문화박물지>에서 보자기를 “탈근대화의 발상”이라고 했다. <보자기 인문학>에서는 각양각색의 물체를 두루 감쌀 수 있는 보자기야말로 융통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현대인의 양극화된 사고 체계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보자기는 싸는 물건의 부피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고 물건의 성질에 따라 형태도 달라진다. 인간의 도구가 보자기처럼 융통성과 다기능으로 변하게 된다면 현대문명이 좀 더 유연하고 행복한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보자기는 더 이상 물건을 싸는 도구가 아니다.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과 종류의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다. 유럽 사람들은 한국 여인의 바느질 솜씨를 볼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자기네들의 솜씨로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조각보를 볼 때마다 여인의 향기가 끼쳐온다.
이렇게 우리는 요코하마 방문길에서 직지와 조각보의 특별한 인연을 간직할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문화가 있으면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루 3시간, 10년이면 1만 시간이 되는데 이렇게 한 분야에 몰입하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는 아웃라이어. 자신을 온전히 잊는 몰두와 투지가 있어야 비로소 꿈을 일굴 수 있는 것이다. 열정이 뿜어내는 거친 호흡과 흡인력, 그리고 장인정신이 주는 성채 말이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이처럼 문화의 씨를 뿌리고 예술의 꽃을 피우며 사랑과 감동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장인열전에서부터 시민사회와 문화예술인들의 참여와 협력, 그리고 어린이들의 대합창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꿈이 동아시아를 비추고, 세계를 비추고, 미래를 비출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우리가 일생 동안 하는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는 신영복 선생의 메시지가 머뭇거린다. 인식의 틀을 깨트리는 것이 공부고 여행이라는 뜻이다. 동아시아문화도시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하고, 내 안의 나를 새롭게 무장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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