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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89571599
· 쪽수 : 285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 수기 발견
2 침묵의 평원
3 투기장 안에 서 있는 집
4 지구
5 나락 안에 있던 것
6 돼지인간
7 공격
8 공격 이후
9 지하실
10 대기
11 장원 탐색
12 지하실의 나락
13 지하실의 뚜껑문
14 잠의 바다
15 밤에 들리는 소리
16 각성
17 느려지는 자전
18 녹색 별
19 태양계의 종말
20 천공의 구체들
21 검은 태양
22 암흑 성운
23 페퍼
24 장원에 남겨진 발자국
25 투기장에서 온 것
26 형광을 발하는 반점
27 결말
슬픔
휘파람을 부는 방
해설
리뷰
책속에서
수기 자체에 관해서 내가 받은 인상? 그것이 처음으로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나는 흥미진진하게 책장을 넘겼고, 경련하듯이 단숨에 그것을 읽어내려갔다. 작지만 두꺼운 그 책은 마지막 몇 쪽을 제외하면 독특하기는 하지만 읽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 필체의 글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책에 스며들어 있었던 늪의 기묘한 취기(臭氣)의 기억이 내 코를 간질이고, 오랫동안 습기에 노출되어 있던 종이를 만질 때의 축축하고 끈끈한 감촉이 뇌리에 되살아난다.
나는 그 수기를 읽었고, 그 과정에서 사람의 마음을 덮고 있는 <불가능의 장막>을 걷어냈다. 딱딱하고 성급한 글 속에서 나는 방황했지만, 일견 마구 써내려간 듯한 그 문장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의식적으로 기교를 부린 나의 문장보다, 이 수기의 불완전한 문장 쪽이, 지금은 소멸한 그 집에 살고 있던 그 늙은 <은둔자>가 필사적으로 전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13-14쪽 중에서
1분 뒤에는 그곳에 도달했고, 산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원형 극장과도 같은 공간으로 나왔다. 그러나 산의 거대함이나 이 장소의 무시무시한 장엄함에도 전혀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몇 마일이나 떨어진 투기장 중앙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건물--이것이 녹색 비취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은 명백했다--을 목격하고 넋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경악한 것은 건물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고독한 건물의 모습이, 그 색깔과 거대한 크기를 제외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집과 하등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시시각각으로 명백해졌기 때문이었다. - 40쪽 중에서
“집으로 들어가!” 나는 외쳤다. “죽을 각오로 뛰어!”
누이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몸을 돌려 도망쳤다 --- 양손으로 치맛단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나는 그 뒤를 따라 달려가며 뒤를 흘끗 보았다. 추악한 괴물들은 뒷발로 뛰고 있었고--- 이따금 네 발로 달리는 놈도 있었다.
메리를 그토록 재빨리 달려가게 만들었던 것은 내 목소리에 깃든 공포였던 것 같다. 그 거리에서 내 뒤를 추적해 오는 지옥의 괴물들이 보였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달렸다.
시시각각으로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로 미루어볼 때 괴물들이 우리를 거의 따라잡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도 나는 어느 정도 활동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을 질주한 탓에 피로에 발목을 잡히기 시작했다. - 6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