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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작가론
· ISBN : 9788989571841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1. 카렐 차페크의 생애와 문학 체코문학 황금시대의 대표 국민작가 11
2. 두 호주머니 이야기 탐정소설의 백미 - 차페크 산문문학의 길잡이 33
3. 도롱뇽과의 전쟁 지상의 또 다른 지능동물에 관한 판타지 51
4. 호르두발 3부작 철학소설의 시발점
명제(teze) - 진실에 대한 상대주의 철학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67
5. 별똥별
반명제(antiteze) - 각자는 자신의 인식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89
6. 평범한 인생
합명제(syntza) - 인간의 본질에는 통일성과 다양성이 있다 105
7. 위경 이야기들 상상의 저널리즘 문학의 본질 129
8. R.U.R.(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로봇들의 반란과 인간의 미래 149
9. 곤충 극장 풍자와 익살을 내포한 철학적 알레고리 177
10.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인간의 불로장생의 욕망에 대한 풍자 197
11. 하얀 역병 전쟁과 질병 그리고 인간애 221
12. 어머니 반전사상과 조국애의 승화 245
13. 주석 263
14. 참고문헌 308
저자소개
책속에서
차페크의 형제자매는 3남매였다. 누나 헬레나는 1886년에 태어났고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을 형상화한 『작은 소녀』(1920)를 출판하였다. 헬레나는 같은 이름으로 『R.U.R.』에 나오는 감수성이 강하고 인본주의자인 주인공 헬레나를 연상시킨다.
형 요세프는 1887년 생으로 카렐 차페크보다 3살 맏이다. 그들은 ‘차페크 형제들’이란 이름으로 공동 집필도 하는 등 생애에서 가장 친한 친구 겸 가족이었다. 요세프는 매우 천재적인 화가이자 작가였으며 카렐의 여러 책에 직접 삽화를 그렸다. 그는 20세기 초 유행한 체코 입체주의 화가(Kubista) 대표자의 하나였다. 육체적으로 더 강했던 형 요세프는 늘 카렐을 도와주며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요세프에게 “동생 카렐을 잘 돌봐줘. 카렐은 민감하고, 연약해 그리고 저렇게 재주 있는 아이들은 일찍 죽기도하지.”라고 말하며 꼭 카렐의 보호자로 늘 보살피라고 했다.
삼남매는 다정하게 자라났으며 형 요세프는 카렐이 야외 생활을 즐기는 데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두 형제는 자기들만의 속어와 은어를 사용하고 문학적인 말장난과 익살들을 즐겨 사용하였다.
그들이 성장하면서 떨어져 살 때 카렐은 매우 고독감에 젖곤 하였다고 한다. 1925년부터 다시 프라하에서 함께 살았지만 각자 결혼하자 이러한 행복한 생활도 중단되었다.
카렐 차페크는 8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는 아버지의 생일을 맞이하여 시를 써 바치기도 하였고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숙제를 시로 쓰는 연습도 하였다. 그 당시 아버지 권유대로 자라면 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지만 13살부터 글 쓰는 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차페크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드라마 『R.U.R.』(Rossum's Universal Robots, 1921), 『크라카티트』를 통해 20세기 과학소설과 유토피아소설 및 희곡을 개척한 대표적인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으며, 실용주의 철학의 상대주의와 깊은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차페크는 상대주의는 인본주의에 대한 믿음이 무너질지라도 그에게 있어서 인간을 이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썼다. 차페크는 집단적인 희곡 외에도 훗날 그의 대표작으로 간주된 삼부작 『호르두발』, 『별똥별』, 『평범한 인생』에서 결국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의 진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진실에 대한 상대주의 철학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는 한때 그의 창작에서 이를 다루지 않았지만 말년에 드라마에서 다시 이 주제로 돌아왔다.
차페크는 또한 전통적인 사실주의에 입각하면서도 유토피아적이고 SF적인 요소와 탐정소설과 대중소설의 기법을 가미하여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R.U.R.』은 1921년 1월 25일 프라하 민족극장에서 초연되었고 곧 전 세계 주요도시에서 공연되어 호평을 받았다.
(중략)
일찍이 현대사회의 병폐에 눈을 돌렸던 그는, 희곡 『R.U.R.』과 『곤충 극장』을 통해서 통렬하게 사회적 병폐를 풍자하였다. 『R.U.R.』은 로봇 즉 인조인간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준다는 내용의 극단적인 기계화를 희비극적으로 그리면서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경고한 SF 드라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말은 이 작품에서 유래된 것이다. 원래 이 단어는 형 요세프의 아이디어였다. 로봇이란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따온 말이며 robota는 체코어로 중노동, 부역노동이라는 뜻이다.
『R.U.R.』로 큰 성공을 거두자 자신감을 얻은 카렐 차페크는 1921년 『곤충 극장』, 1922년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곤충 극장』은 각종 곤충들의 삶에 빗대어 인간의 향락주의(나비), 탐욕주의(개미), 이기주의(쇠똥구리), 군국주의 집단정신을 풍자했다. 이 연극의 기법은 표현주의적인 알레고리 드라마로써 당시 유럽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그는 인기 있고 성공한 극작가로 인정받아 1921년부터 1923년까지 당시 프라하시 비노흐라디극장의 연출가이자 드라마 작가직을 맡았고 이 시기 동안 자신의 『곤충 극장』의 초연과 몰리에르와 셸리의 작품 등 국내외 희곡 13개를 무대에 성공적으로 올렸다. 당시 연극 비평가들은 차페크가 프랑스의 채플린 스타일의 연출을 성공적으로 하였고 차페크의 걸음걸이도 채플린을 닮았다고 하였다. 차페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 지팡이를 늘 집고 다녔기 때문일 것이다. 이때부터 체코의 코미디는 채플린식을 많이 상기시킨다.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은 영원히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 작품으로 300여 년 간 비밀리에 살아온 16세기 루돌프 황제의 궁정의사의 딸을 소재로 한 비극적 코미디이다. 체코의 유명한 작곡가 야나체크가 이 환상적인 SF 드라마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을 오페라로 각색하면서 이 작품은 오늘날 연극과 오페라로 체코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그는 그의 뛰어난 문학적 작품들로 인하여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여러 번 거론되었으나 당시 유럽을 영향권 아래에 두고 있던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의 간섭에 의해 반(反) 나치주의자였던 차페크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무위로 돌아갔다고 한다. 차페크의 미망인의 증언에 따르면 히틀러의 눈치를 보던 스웨덴 한림원이 차페크로 하여금 파시즘을 비난하는 모티프가 있는 『도롱뇽과의 전쟁』 대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작품을 다시 쓰면 노벨상을 고려해 보겠다고 하였지만 그는 벌써 박사 논문을 제출했으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단호히 거절하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통해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현대사회와 기계문명의 병폐에 대한 아픔을 작품화한 문학적 재능과 열정으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지금까지도 깊이 기억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삼국에 의해 체코슬로바키아를 독일 나치에게 넘겨주게 되는 뮌헨협정(1938년 9월)의 체결로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1938년 크리스마스에 48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