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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문학 > 일본문학
· ISBN : 9788990028600
· 쪽수 : 632쪽
책 소개
목차
나이트 게이트 7
모리야마 공장 87
리오우 157
박쥐 329
유령 455
잉화뚠 553
리뷰
책속에서
남자의 눈은 흑요석 같은 광택을 내는 검은 눈동자와 백자 같은 흰자가 길쭉하고 선명한 테두리 안에 들어 있고, 천천히 떨어지는 눈꺼풀 밑에서 그 흑요석 같은 검은 눈동자가 스윽 움직인다. 이어서 눈꺼풀이 올라가면 다시 나타나는 또렷한 흰자와 검은 눈동자는, 이번에는 너무 눈부셔서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눈앞에, 우선은 벚꽃잎이 끊임없이 떨어지는 콘크리트의 넓은 마당이 있고, 그 안쪽에 작업장 건물이 있었다. 아파트 창문 정면에 보이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함석지붕은 그 건물의 것이었다. 건물 정면은 크게 열려 있고, 그 안쪽에서는 몇 개나 되는 기계가 (중략)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고, 기계를 움직이고 있는 남자들은 다 깎은 작은 금속덩어리를 차례차례로 한곳에 던졌다. 그 소리가 또, 철컹철컹 하고 튀어 오르듯 겹쳐져 기계 소리와 섞여, 건물 전체가 춤추고 있는 듯했다.
“당신, 이름은?” 하고 가즈아키는 물어보았다. 남자는 얼굴을 들고 숟가락을 쥔 손을 멈춘 순간, 일변하여 요염한 웃음을 띠며 “반했어?”라고 나왔다. 누구냐고 물으니 갱이라고 하고, 이름을 물으니 반했냐고 나온다. 거의 제트코스터 같은 이 어법은 도대체 타고난 것일까, 계산한 것일까 의아해하면서, 가즈아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름을 물었을 뿐이야.”
“재미없는 대답이군. 반했으니까 이름을 가르쳐 달라고 해. 그럼 가르쳐 주지.”
······
남자는 아까 그 립스틱으로 식탁에 한자로 ‘리오우(李歐)’라 썼다. 덧붙여서, 거기에는 “그 외에도 많은 이름이 있지만, 태어났을 때에는 이런 이름이었어”라는 요령 좋은 주석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