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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폭풍

얼음 폭풍

(황희 미스터리 단편 수상집)

황희 (지은이)
손안의책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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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폭풍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얼음 폭풍 (황희 미스터리 단편 수상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90028792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3-08-10

책 소개

돌아오지 않는 딸을 심중에 품고 살아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엄마와 가출했다가 납치.실종된 딸,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피가 흐르는 손녀에 대한 이야기 <빨간 스웨터>의 작가 황희의 미스터리 단편집. 여러 공모전에서 입상한 주요 작품들로 묶여진 단편집이다.

목차

얼음 폭풍 - 7p
잿빛 도시를 걷다 - 47p
벽 곰팡이 - 85p
아이야 도망가 - 129p
악마의 주령구 - 163p
재생의 숲 - 199p
이웃 주민 방숙자 - 237p

저자소개

황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타임루프에 휘말려 버린 트랜스젠더 소년이 사이비종교에 사로잡힌 자신의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서 반복되는 시간과 싸우는 『월요일이 없는 소년』으로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의 육체에 유착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혼들의 이야기인 『부유하는 혼』으로 제1회 네이버 미스터리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작을 수상했다. 흉악범죄전과자로부터 끔찍한 일을 당한 후유증으로 평행세계를 볼 수 있게 된 소녀가 범죄를 당하지 않은 세계를 선택하기 위해 몇 번의 평행세계를 뛰어 넘으며 가해자가 저지른 최초의 범죄가 소년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단죄하는 『내일이 없는 소녀』를 출간했고, 결핍 그 자체인 소녀가 상상력을 무기로 현실의 결핍을 채워나가는『기린의 타자기』가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우수작을 수상함과 동시에 출간됐다. 그 외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뒤 출간된 여러 단편소설들이 있다. 신작 『야행성 동물』은 좀비를 죽여야만 하는 대상으로 정의하는 기존의 이야기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쓴 소설이다. 2010년 제1회 황금가지 ZA좀비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한 단편 『잿빛도시를 걷다』에서 좀비를 통해 모성애를 이야기했다면 『야행성동물』에서는 마약과 총기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변종이 된 ‘나’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1년 현재, 기술의 특이점에 도달한 미래를 다룬 SF소설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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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온 기억이 없다. 그녀는 본능적인 공포에 사로잡혀 아이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진은 다시 소리 높여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의 끝이 갈라지며 떨려왔다. 아이가 집에 없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져 버린 진은 벌떡 일어나 재빨리 전기 스위치를 올리고 벽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밤 12시인지, 낮 12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낮잠을 잔 건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온 뒤인 아침 9시 20분경이었다. 열두 시간 이상 낮잠을 잤을 리는 없다.
낮 12시라면 어째서 밖이 이렇게 어두운 걸까. - 얼음 폭풍


“남자는 목을 오른쪽으로 꺾은 채 걷고 있다. 두 팔은 양쪽 어깨에서 맥없이 흐느적거리고 한쪽 다리는 지면에 질질 끌리고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곧장 앞으로 걷고 있다. 취객이려니 하면 되겠지만 어딘지 기이하다. 고개를 숙이고 걷다가 전봇대에 세게 부딪쳤다. 방향을 틀만도 한데 자꾸 전봇대에 대고 덤비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기이한 광경이다.”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남자의 묘사를 마친 지원은, 아까부터 마을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던 또 다른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는 덩치가 크고 더러운 얼룩이 덕지덕지 묻은 흰 앞치마를 입고 있다. 고글을 당겨 남자의 얼굴을 확대해 보았다. 눈을 감고 있는 이 남자의 얼굴 또한 어딘가 이상했다. 눈두덩은 퀭하게 들어가 있고 양쪽 볼은 움푹 폐였다. 입술은 생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거무튀튀한 색이었다. 두 팔을 축 늘어뜨리고 있는 남자는 한쪽 팔에 뭔가를 쥐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의자 밑으로 들어가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 잿빛 도시를 걷다


엄마의 투덜거림과 함께 문이 열렸다. 어둠 속으로 눅눅한 비바람이 툭 터지듯 밀려든다. 빗소리가 더욱 세게 들려왔다. 은밀한 의식을 치를 검은 무리들은 문을 닫고 이중 삼중으로 달린 잠금쇠를 단단히 걸어 잠갔다.
나는 흰자위를 치켜뜨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체가 벗겨진 채 나뭇가지에 목이 매달려 살해된 소녀들처럼 두 손과 두 발을 축 늘어뜨린 내 몸은, 바닥에서 50센티미터 정도 되는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내 목을 감고 있는 것은 절단된 빨간색 전화선으로 묶은 올가미였다.
- 아이야 도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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