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90028792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3-08-10
책 소개
목차
얼음 폭풍 - 7p
잿빛 도시를 걷다 - 47p
벽 곰팡이 - 85p
아이야 도망가 - 129p
악마의 주령구 - 163p
재생의 숲 - 199p
이웃 주민 방숙자 - 237p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온 기억이 없다. 그녀는 본능적인 공포에 사로잡혀 아이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진은 다시 소리 높여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의 끝이 갈라지며 떨려왔다. 아이가 집에 없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져 버린 진은 벌떡 일어나 재빨리 전기 스위치를 올리고 벽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밤 12시인지, 낮 12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낮잠을 잔 건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온 뒤인 아침 9시 20분경이었다. 열두 시간 이상 낮잠을 잤을 리는 없다.
낮 12시라면 어째서 밖이 이렇게 어두운 걸까. - 얼음 폭풍
“남자는 목을 오른쪽으로 꺾은 채 걷고 있다. 두 팔은 양쪽 어깨에서 맥없이 흐느적거리고 한쪽 다리는 지면에 질질 끌리고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곧장 앞으로 걷고 있다. 취객이려니 하면 되겠지만 어딘지 기이하다. 고개를 숙이고 걷다가 전봇대에 세게 부딪쳤다. 방향을 틀만도 한데 자꾸 전봇대에 대고 덤비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기이한 광경이다.”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남자의 묘사를 마친 지원은, 아까부터 마을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던 또 다른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는 덩치가 크고 더러운 얼룩이 덕지덕지 묻은 흰 앞치마를 입고 있다. 고글을 당겨 남자의 얼굴을 확대해 보았다. 눈을 감고 있는 이 남자의 얼굴 또한 어딘가 이상했다. 눈두덩은 퀭하게 들어가 있고 양쪽 볼은 움푹 폐였다. 입술은 생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거무튀튀한 색이었다. 두 팔을 축 늘어뜨리고 있는 남자는 한쪽 팔에 뭔가를 쥐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의자 밑으로 들어가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 잿빛 도시를 걷다
엄마의 투덜거림과 함께 문이 열렸다. 어둠 속으로 눅눅한 비바람이 툭 터지듯 밀려든다. 빗소리가 더욱 세게 들려왔다. 은밀한 의식을 치를 검은 무리들은 문을 닫고 이중 삼중으로 달린 잠금쇠를 단단히 걸어 잠갔다.
나는 흰자위를 치켜뜨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체가 벗겨진 채 나뭇가지에 목이 매달려 살해된 소녀들처럼 두 손과 두 발을 축 늘어뜨린 내 몸은, 바닥에서 50센티미터 정도 되는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내 목을 감고 있는 것은 절단된 빨간색 전화선으로 묶은 올가미였다.
- 아이야 도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