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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론/음악사
· ISBN : 9788990090973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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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 번째 과제
간단한 과제부터 시작하자. 들리는 소리를 모두 종이에 적어 보자. 시간은 이삼 분이면 충분하다. 들리는 소리의 목록을 만들자. 여러 사람이 함께한다면, 차이에 주의하면서 각자 목록을 작성하고 나누어 읽어 보자. 하나하나의 목록은 당연히 모두 다르다. 왜냐하면 듣는다는 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이다. 긴 목록이든 짧은 목록이든 답은 모두 맞다. 이 간단한 과제는 어디에서나 누구라도 가능하다. 듣는 습관을 몸에 익히려면 서로 다른 환경에서 몇 번이든 해 보는 게 좋다.
서른한 번째 과제
잘 아는 소리라 해도 소리의 기억은 믿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종이 한 장을 손에 들었다고 상상해 보자. 그 종이를 꾸깃꾸깃하게 뭉치거나 양손으로 종이를 꽉 찌부러뜨렸을 때 진짜 종이라면 어떤 소리가 날 것이다. 그 소리를 목소리로 표현해 보자. 이것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여러분은 진짜로 소리를 정확하게 표현했는가?
예순네 번째 과제
그리스 철학자들은 소리에 강한 흥미를 품었다. 그들의 흥미는 단순히 사색적인 것이 아닌 체험적인 것이었다. 그들은 실제로 귀를 움직였다. 『난제들』에 기록된 아리스토텔레스의 다음 질문에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 왜 밤이 되면 소리가 잘 들리는가?
─ 왜 새로 회를 바른 집의 울림이 좋아지는가?
─ 왜 같은 물병에서 쏟아져도 찬물은 뜨거운 물에 비해
된소리가 나는가?
─ 왜 소금을 불에 지피면 소리가 나는가?
(...)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문에 나오는 현상들은 쉽게 재현해서 시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더운물과 찬물에 대한 질문을 실제로 해 보자. 현대 과학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고대 그리스 사람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환경을 알기 위해 자신들의 감각을 실제로 사용하는 습관이야말로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지녔던 사고방식의 특징이고, 이는 진정으로 이 책에서 우리가 주제로 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