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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꿀잠

송경동 (지은이)
  |  
삶창(삶이보이는창)
2011-09-19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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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책 정보

· 제목 : 꿀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492265
· 쪽수 : 152쪽

책 소개

송경동 시인은 2001년 「내일을 여는 작가」와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십수 년 동안, 구로노동자문학회와 전국노동자문학연대와 함께 하며 노동운동가로, 그리고 문화활동가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첫 시집인 <꿀잠>에서 시인은 진정한 삶의 체험과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현란한 수식과 과장 없이 손에 만져질 듯한 질감으로 그려내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_4

제1부

손 _12
아침 _13
쇠살 _14
공구들 _16
일상日常 _17
설명하기 참 힘들다 _18
목발 _20
저녁 불빛 _22
용접꽃 _24
암호명 _25
제철소에서 일할 때 _26
저 하늘 위에 눈물샘자리 _28
쇠밥 _30
철야 _32
이총각뎐 _34

제2부

쪼그라앉은 사람들 _36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_37
동네 이발소에서 _38
막차는 없다 _40
마지막 술집 _42
거꾸로 사는 집 _46
화성사는 없다 _47
홍제동 산1번지 _48
생산자 _50
깨끗한 풍경 _53
순례기 _54
바닷가 야유회 _56

제3부

꿀잠 _60
마음의 창살 _61
나는 지금도 그 뜰에 가고 싶다 _62
가족사진 _64
읍내 형수 _66
길 _69
외상 일기 _70
찍소리 _72
오토 인생 _74
팡이제로 _76
일 잡혀 돌아오는 맑은 날 정오 _78
금은방 앞에서 _80

제4부

묵비권 _82
늦봄과 초여름 사이 _84
新, 석기시대 _86
뒷빽 _87
뻐드렁니 사랑 이야기 _88
나우정밀노조 해산총회 _90
오거리 뼈해장국 _92
그 _94
색맹 _96
잃어버린 안경 _98
그 서투른 말들을 믿기로 했다 _102
자유여! 라고 난 이제 부르지 않으리 _103
너희들은 나를 폭격했다 _104
왜? _107

제5부

시詩 _112
내가 새마을호를 타고 순천에서 서울까지 숨가쁘게 달리는 동안 _113
하얀 비 _114
모래톱 _115
참꼬막 _116
고래와 아빠 _117
흙손 _118
희망의 얼굴 _120
강구항 _122
내설악 눈잣나무 _124
흐르는 것들은 말하지 않는다 _126
나는 말과 함께 살지 않는다 _127

발문_ 민중적 서사의 복원을 향해 | 김해자 _129

저자소개

송경동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시집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와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 간다』 등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았고, ‘희망버스’, ‘광화문 캠핑촌’ 운동 등에 함께했다. 현재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일꾼 등으로 일하고 있다. He was born in Beolgyo, Jeollanam-do. He has published four poetry collections: “Sound Sleep”, “Answering Trivial Questions”, “I am not Korean”, and “I Fell Asleep Sounding as if I Was Dreaming”, as well as a collection of prose essays “Dreamers Are Arrested”.
펼치기

책속에서

흙먼지에 섞어 먹는 밥
싱거우면 녹 가루에 비벼 먹고
석면 가루도 흩뿌려 먹는 밥

체인블록으로 땡겨야 제맛인 밥
찰진 맛 좋으면 오함마로 떡쳐 먹고
일 없으면 고층 빔 위에 혼자라도 서서 먹는 밥

시큼한 게 좋으면 오수관 때우며 먹고
새콤한 게 좋으면 가스관 때우며 먹고
연장이 모자라면 이빨로 물어뜯어서라도 먹어야 하는 밥

무엇보다 나눠 먹는 밥

1톤짜리 앵글 져다 공평하게 나눠 먹고
크레인 포클레인 지게차 기사도 불러
함께 비지땀 흘리며 먹는 밥

석양에 노을이 질 때면
아내와 아이도 모두 사이좋게 앉아 먹는
그 쇠밥

―「쇠밥」 전문


전남 여천군 쌍봉면 주삼리 끝자락
남해화학 보수공사현장 가면 지금도
식판 가득 고봉으로 머슴밥 먹고
유류탱크 밑 그늘에 누워 선잠 든 사람 있으리

이삼십 분 눈 붙임이지만 그 맛
간밤 갈대밭 우그러뜨리던 그 짓보다 찰져
신문 쪼가리 석면 쪼가리
깔기도 전에 몰려들던 몽환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꿈자락 붙들고 늘어지다가도
소 혀처럼 따가운 햇볕이 날름 이마를 훑으면
비실비실 눈 감은 채로
남은 그늘 찾아 옮기던 순한 행렬

―「꿀잠」 전문


올해 잡아먹은 안경이 네 개째다
5년째 안경 하나로 버티는 아내는
어디 재벌집 아들하고 살지
같이 못 살겠다고 한다

하나는 지역 민중연대 발대식 날이었다
새로운 조직을 띄우는 날
난 이제 구로 지역 일에서는 좀 빠지겠다는 생각이었다
십몇 년 쫓던 일에서 빠진다 생각하니
뭘 하나 잃어버린 듯 허전했다
안경 하나쯤이야 했다

또 하나는 여름에 잃어먹었다
남들이 이젠 그만하라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노동자캠프 어쩌고 하는 일을 또 벌이면서다
변통은 물론 술이었지만
하지 말라는 일을 또 하나 저질렀다는
무거움이 뭐 하나라도 덜어내려마 했다
안경 하나쯤이야 했다

세 번째는 얼마 전 농민대회에 나가서다
해 저물녘 제일 악독하다는 1001부대와 맞서 싸우다였다
아차 싶은 순간에 안경이 휙 날아갔지만
내달리지 않으면 머리가 깨질 참이었다
오십대도 찾아보기 힘든 농민들
그 어른들 싸움에 안경 하나쯤 내놓는 거야 뭐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또 하나를 잃어먹었다
잊고 지냈던 구로공단 옛사람들을 만난 날이었다
386이 정권을 잡았다고 떠들어대는 세상에서
하나같이 잊혀진 사람들
대우어패럴 서광 에이엠케이 나우 협진정밀
가리봉전자 삼경복장 대성전자 슈어프러덕츠
그곳에서 처음 노동운동을 열었던 노출 1세대들
아직도 참가비 만 원에 허리가 휘는 사람들
비정규직으로 일한다는 선배
얼마 전 빔에 깔려 손가락이 허전한 사람
기쁨과 설움을 많이도 처먹었던가 보다
집에 들어와 보니 안경이 없었다

처음엔 안경 한두 개쯤이야 했다
사람들은 다시 또 죽어나가고
세상에 보기 싫은 꼴이 한둘 아닌 마당이다 보니
난 자꾸 안경이라도 잃어버리며
보기 싫은 세상에 작은 항거라도 하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난 억울하다
내가 왜 이 못된 세상에 안경까지 잡아먹혀야 하나
힘없는 아내에게 그 짐을 늘 지게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제 바란다
편파적으로 구체적으로 바란다
안경이나 뺏어가는 소극적 싸움이 아닌
진정한 싸움을, 내게 걸어달라고
차라리 내 영혼의 눈을 거둬가 달라고

―「잃어버린 안경」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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