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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0492593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004_ 여는 글
011_ 아주 오래된 집
022_ 외포리 가는 길
035_ 강화극장
045_ 저수지에서
054_ 갈대 위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064_ 강화도 삐라
080_ 두부
089_ 억새의 말
100_ 풀을 뽑으며
107_ 봉선화가 필 때
112_ 아름다운 동행
121_ 길 위에서
126_ 카페 크레아시옹
134_ 흙과 불
146_ 코스모스
153_ 배추솎기
158_ 멸치를 볶으며
164_ 입원실 풍경
174_ 봄비
180_ 앞산 풍경
186_ 강화 오일장
198_ 염소를 잡으며
206_ 바다에서 일구는 삶
216_ 마니산에 올라
228_ 고인돌
238_ 강화도 갯벌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뒤돌아서서 선방을 올려다봤다. 선방 스님들이 갈대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어난다. 깨달음을 향해 쉼 없이 정진하는 납자들. 흔들리는 갈대에 눈이 쌓이지 않듯 그들 마음의 거울에 때가 낄 틈이 없을 것이다.
닦고 닦아서 얼음처럼 깨끗해진 거울. 그 거울에 티끌이 하나 내려앉으면 바로 드러나 보일 터이다.
오래도록 닦지 않은 나의 거울. 거기에 칙칙한 더께가 앉아 있다는 것을 안다. 세속의 때를 언제쯤 다 벗겨내어 삶의 맑은 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을는지. -본문 중에서
우리는 살면서 가끔 지난날을 돌아본다. 나이가 불혹이 지났다면 나름대로 젊은 날의 꿈과 사랑 그리고 좌절과 실패에 대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터이다. 삶의 변화에 대한 의지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게 되는 이 시기에 기억력은 왕성한 편이어서 추억을 떠올리며 웃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거나 나뭇잎이 하나둘씩 떨어지는 계절에 커피 한잔 앞에 놓고 떠올릴 만한 추억 하나 없다면 그 삶이 그다지 풍요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본문 중에서
바닷물이 빠져나간 검고 광활한 갯벌은 묘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수만 년, 수억 년 동안 바닷물이 드나들며 조금씩 형성되어왔을 갯벌은 자연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태초의 어떤 향수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산이나 강처럼 갯벌도 자연의 한 부분이다. 숱한 생명체를 품어 주고 오염물질을 정화하여 바닷물 수질을 개선시켜 주는 갯벌은 삶에 지친 많은 사람들의 폐부도 깨끗이 씻어 준다. 가슴이 탁 트이는 강화갯벌 앞에 서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