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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0492692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5_ 自序
제1부
13_ 순이언니
14_ 나팔꽃 봉오리
15_ 어둔 밤, 베란다에서
16_ 전쟁과 평화
17_ 은행잎 하나
18_ 아득한 봄날
19_ 항동 순두부집
20_ 작은 사랑노래
21_ 잡담
22_ 21세기와 평화
23_ 겨운 목숨
24_ 하강下降
26_ 닭 모가지의 행방
28_ 만석부두
30_ 천수관음千手觀音
31_ 지하도 입구
제2부
35_ 귀환歸還
37_ 새우튀김을 먹는 저녁
38_ 파산시대
40_ 밑 빠진 독과 화수분
42_ 대형 할인매장에서
44_ 청맹과니
46_ 닥트공 최씨
49_ 즐거운 날들
50_ 복개천 사거리
52_ 건설 현장에서 오래된 해골 더미가 발굴되던 날
54_ 은밀한 내통
55_ 삽의 전쟁
58_ 돌담에 매달린 꽃
60_ 평화
62_ 벼꽃
64_ 아빠, 제발 잡히지 마
제3부
69_ 고비사막에서
70_ 세이한 고비
71_ 끊어진 현絃
72_ 손
74_ 사막의 길
75_ 두 주검
76_ 최병은 씨 댁 옆집
78_ 둥지는 새들이나 트는 것이다
80_ 21세기 토끼
82_ 지렁이의 길
84_ 청보리밭과 대숲
85_ 신창세기
86_ 황금시대
88_ 시인똥 종이
89_ 풍기반란
90_ 배다리의 밤
제4부
95_ 첫눈 오시던 날
96_ 노래
98_ 죄의 무게
99_ 향기
100_ 눈은 왜 소리 없이 누워 있는가
102_ 유성流星
103_ 천변 풍경
104_ 비 오는 날
105_ 비 내리는 날, 창가에서
106_ 환한 골목
107_ 눈썹달
108_ 모과 한 알
110_ 가을 깊은 저녁
112_ 상록수
114_ 깊고 아득한
116_ 푸른 정거장에서 놀다
118_ 해설 소걸음으로 가는 인간의 길 | 문동만
저자소개
책속에서
푸른 정거장에서 놀다
푸른 정거장에서 어슬렁거리는
소 한 마리
굴레와 고삐를 벗어버리고
등에 태우고 갈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자신을 찾아 나선 그이가
어느 정거장쯤 오고 있는지
먼 지평선을 바라보는 동안
오래된 세월처럼
침 한 줄기
입가에 길게 늘어져 있고
우우우 함성으로 뭉쳐진 무리에 이어
삼보일배, 오체투지의 행렬까지
크고 선한 눈망울에 비친
그 모든 풍경을 새김질하며
소는 지금
자신이 놀고 있는 푸른 정거장을
무장 넓혀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밤하늘에 푸른 별이 돋아나기 시작하면
발목마다 푸른 안개를 감고
새벽까지 찬 이슬 맞을 준비를 하는
소의 나라, 푸른 정거장은
우리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슬픔이 없는 나라로 가는 통로인지도 모른다.
끊어진 현絃
남고비 모래언덕 앞에서
낙타와 마두금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다
새끼를 낳은 낙타는
출산의 고통을 가져다 준 제 새끼가 미워
젖도 안 먹이고 발로 차버린다는데
그러다 마두금 소리 바람결에 실려 오면
굵은 눈물 뚝뚝 흘리며
비로소 제 새끼를 찾아 젖을 물린다는데
남고비 모래언덕 앞에서
스르륵 스르륵
모래 흘러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끊어진 마두금 줄 같은 내 시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