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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0492906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_4
마지막 담배 가게 _ 9
달려라 자전거 _ 37
최후의 한 발 _ 77
삼류가 간다 _ 123
카페 다고타하우스 _ 157
연안부두 떠나는 배 _ 191
고물 냉장고 _ 217
개코 막걸리네 _ 245
황홀한 밤을 아는가 _265
해설│강경석 _ 트로트 풍의 코믹 판타지 액션 러브로망 _ 291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녀는 고개를 돌려 흘끔 한을 보더니 도사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까지 당신들을 따라온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녀는 허탈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야. 삶엔 이유가 없는 법이지.”
“불쌍해요……. 당신들이나 저 개나…….”
―「삼류가 간다」 중에서
나는 요코에게 존 레논의 음악을 신청해 들으며 키핑해놓은 발렌타인을 온더록으로 녹여 홀짝이며 입속에 고여 드는 달콤한 스카치위스키 향기로 지방지 말단 기자의 고달픔과 삼십대 나이의 사내만이 지니고 있는 낯익은 체념과 회한을 혼자 달래곤 했다.
그렇게 술을 홀짝이다가 술에 취해 혼자 감정에 북받쳐 쓸모없이 폐기 처분된 내 인생의 절망들을 곱씹으며 자유를 갈망하곤 했다. 자유란 것이 뭐 유별난 것은 아니었다. 지방 신문사 기자의 궁핍한 생활과 ‘까라면 까’ 하는 식의 터무니없는 봉건적 회사 분위기, 그것으로부터 줄줄이 엮이며 혼연일체가 된 불만족과 반발심을 달랠 수 있는 수단들을 찾았던 것이다. 또한 나는 커피 메이커에서 방금 뽑아낸 원두커피를 마시고 주말이면 방에 틀어박혀 종일 존 레논이나 밥 딜런의 프로테스트 송을 들으며 말보로 담배를 맛나게 피우며 자유를 꿈꿨던 것이다.
―「카페 다고타하우스」 중에서
김간난 여사의 뜻대로 노다지 군은 부친의 땀이 배어 있는 연장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막일을 나갔다. 막일 말고 다른 일을 찾아보느라 노동청 고용지원센터에 구직 등록도 해보고 이곳저곳 이력서도 들이밀어 보았지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공사판 막일이라도 감지덕지해야 했고 4대강 사업이다 뉴타운 사업이다 뭐다 하면서 전국 곳곳을 공사판으로 벌여놓은 건설회사 사장 출신의 권력자에게 고개가 부러지도록 감사해야 했다. 어쨌든 또한 다행스럽게도 막일은 처음 해보는 것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노다지 군에게 막일은 이골이 난 것처럼 익숙했다는 것이다.
―「고물 냉장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