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88990989529
· 쪽수 : 462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들
방법론 노트
인물들
서문
1장 한밤의 살인사건
2장 정신과 의사의 불온한 폭로
3장 위태로운 낙원
4장 거친 사랑
5장 매 맞는 여자 증후군
6장 돌봄 강박증
7장 타인의 고통에 대해
8장 캐럴의 성장 배경
9장 예심이 시작되다
10장 마티의 성장 배경
11장 숨은 셜록 홈즈
12장 변호인의 반대심문
13장 회상
14장 피해자의 존엄
15장 목가적 환경
16장 정신과 의사의 비판적 사고
17장 예술과 연애, 그리고 수상쩍은 죽음
18장 같은 유전자, 다른 인성
19장 동료들의 증언
20장 친구의 말
21장 나는 옳고 당신은 틀렸어
22장 지지자들
23장 검찰의 작전실
24장 캐럴의 회고록
25장 언론 플레이
26장 예심, 그리고 대단원
27장 마티의 좋은 면
28장 우리가 아는 정신질환들
29장 거래
30장 종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미주
사진과 그림 저작권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캐럴에게는 아이들이 전부였다. 그녀는 그늘진 곳에서 잔뜩 긴장한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캐럴은 총을 잘 다루는 편이었다. 실제로 코요테를 쫓느라 총을 쓴 적도 있었다. 그렇기는 해도 그녀의 손은 누군가 조종하기라도 하듯 반동으로 들썩거렸다. 폭발이 너무 빨리 일어나서 손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마루에 대자로 드러누운 마티를 보자 더럭 겁이 났다. 술과 약에 절어 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늘 그랬듯이. 그녀는 그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일 분쯤 지났을까? 어쩌면 한 시간이 흘렀을지도 모른다. 셔츠가 펄럭거렸다. 숨을 쉬는 것일까? 아니면 에어컨 바람인가? 아니면 그가 정말 죽은 게 아닐까? 그녀는 확인을 해야 했다. 그런 것 같다는 느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았다.
워커는 매 맞는 여자들이 본질적으로는 정상이거나 적어도 매 맞고 살기 전까지는 정상적이었음을 기본 전제로 한다. 이 운 없는 여자들은 단순히 학대 성향을 지닌 남자들과 만났을 뿐이다. 맥그러스 역시 경험을 통해 모든 여자들이 정신병리학적 원인 때문에 때리고 맞는 관계로 빠져드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으므로 워커의 논지에 이의가 없다. 다만 맥그러스가 좀 마음에 걸려 하는 것은 워커가 쓴 방법론과 범위였다. 그가 파악한 대로라면, 워커의 연구에는 독립적인 통제 그룹이 없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워커의 연구 대상자들이 매 맞지 않는 여자들과 닮았는지 다른지를 어떻게 알지? 워커는 그 점을 알고 싶어 하지 않은 걸까?
페니는 듣는 사람이 당황스러울 만큼 몸을 기울여 다가오며 말했다. “캐럴은 ‘교정자’예요. 아픈 동물을 고치고, 아픈 사람을 고치죠. 그애가 걱정스러운 건, 지옥에 떨어진 영혼들과 함께 추락하는 이런 식의 패턴이 아닌 다른 교정법을 모른다는 거예요. 캐럴은 멀쩡한 이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항상 손상된 영혼들과 함께했어요. 자신이 구조해 낼 수 있는 대상들, 그녀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사람들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