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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91232655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6-11-21
책 소개
목차
독자에게 드리는 말 011
들어가는 말 013
제1장 나의 의료 오디세이 025
제2장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세요.” 047
제3장 “우리는 평생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살았어요.” 069
제4장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087
제5장 “천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면…” 119
제6장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 143
후기 “아무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169
부록1 대화하기(환자용) 177
부록2 자신의 건강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사전의료지시서 작성하기 186
부록3 대화하기(가족용) 194
부록4 온라인 자료 198
주석 201
추가로 읽으면 좋은 책들 236
책속에서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사들이 의료적 처치의 새로운 기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이 책이 충격요법으로 쓰일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의사가 먼저 생애 말기 치료에 관한 결정적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이 책을 통해 환자들이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환자와 그들의 희망 사항이 치료의 중심에 자리할 수 있게 된다. 환자가 스스로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더 많이 알고, 의사 또한 환자의 가능한 선택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지지함으로써, 환자와 의사 모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의사야말로 변화의 기폭제 역할을 맡아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의사들은 모두 알고 있다. 의사인 자신들 또한 종국에는 누구든 예외 없이 환자가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_ 〈들어가는 말〉 중에서
환자나 가족과 대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불편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이며, 다른 힘든 업무들을 핑계로 뒷전으로 미루기 십상인 일이다. 게다가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외과 의사들은 스승의 감독 아래 일정 횟수 이상의 수술을 수행함으로써 자신의 수술 능력을 증명한 다음에야 비로소 스스로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하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환자나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의 경우, 그것이 세상의 모든 ‘시술’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라서 기술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의사들은 많지 않다. 불행하게도 이런 의사들의 단견이 결국 환자들의 삶이 나쁜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결과를 낳는다.
_ 제1장 〈나의 의료 오디세이〉 중에서
환자들만이 나쁜 죽음의 희생자인 것은 아니다. 가족들의 고통도 크다. 타라스는 그의 입장을 대변할 친척이 아무도 없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있는 환자들의 경우, 가족들이 대신 결정을 내려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자신이 어떤 임종기 케어를 받고 싶은지에 대해서 가족들과 미리 대화를 나누는 환자는 거의 없다. 즉 가족들은 안 그래도 슬픔을 비롯한 복잡한 감정들로 괴로운 와중에, 환자의 선호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도록 강요당하는 셈이 된다. 무조건 사람을 오래 살려두기를 촉진하는 의료시스템 속에서, 가족들이 다른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사실 그들은 그런 선택도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_ 제2장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세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