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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91239036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13-02-22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제발…….” 그녀는 애원했다. “제발, 아프게 하지 마세요.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저는…….” 흐느낌 때문에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제발…… 제발 부탁해요.”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약간 멀어졌을 뿐이다. 오른쪽에서 무엇을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목 주위에 둘러진 끈이 더욱 조여졌다. 그녀는 고통 때문에 몸을 꺾었다.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서 그렁그렁 울리는 소리가 났다. 조금만 움직이면 목이 졸려 죽을 것 같았다.
“제…… 발…….” 그녀는 신음 소리를 내며 흐느꼈다. 공포로 인해 이성은 거의 사라져버렸다.
그때 날카롭고 차가운 것이 그녀의 견갑골 위를 지나갔다. 천천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녀는 숨을 멈추었다. 전신을 압도하는 충격에 심장이 거세게 쿵쾅거렸다.
그리고 폭발하듯 고통이 밀려왔다.
캔버스 틀을 돌려 캔버스를 틀에 고정시킨 클립 옆에 작은 암적색 덩어리들이 달려 있는 너덜너덜한 가장자리를 보자, 니나는 이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틀림없이 착각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예감은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의 둔탁한 울림처럼 니나의 마음속에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명확해져 갔다.
니나는 손가락 끝으로 그 틀을 다시 돌렸다. 그녀가 어두운색의 점을 한 번 더 또렷이 바라보았을 때 그 예감은 한순간에 확신이 되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그 물건을 싱크대 위로 던지고는 떨리는 손을 입술에 갖다 댔다.
이 어두운색 점은 약간 늘어난 색소반이 틀림없었다. 책의 표지로 보이는 이 물건을 만든 이 소재, 가장자리에 여전히 작은 살점들이 매달려 있는 이 소재는 틀림없이 살갗이었다. 그것도 동물의 것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슈토어만은 책을 덮고 그것을 마티센과 에르트만 앞에 있는 책상 위로 던졌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봤나? 디데리히가 말한 게 맞아? 실제 사건이 책 속에서 일어난 사건과 얼마나 정확하게 일치하지? 그리고 책의 내용은 어떻게 전개되고? 사건을 수사하는 데 있어서 범인이 계속 이 책을 모방할 거라고 전제해야 하나?”
슈토어만은 그렇게 물으면서 마티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를 애써 마주보았다.
“본부장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도 조금 전 이 책을 받았습니다.”
“그래, 알고 있어.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차 안에서 읽었을 수도 있지 않나? 시간이 없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나 보군.” 다시 빈정거리는 말투. 에르트만은 분명히 마티센을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 슈토어만이 그녀를 대하는 방식은 절대로 합당하지 않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지금 이 자리에 어울리는 행동은 결코 아니다. 슈토어만은 마티센에게 빈정대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였다. 에르트만은 마티센과 함께 일한 지 비록 며칠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들은 같은 팀이었다.
“쾰른 사건을 조사하는 데 동료 두 명을 배정했습니다.” 마티센은 동요하지 않고 말했다. “그들이 증거 서류들을 준비하고, 인터넷으로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조사할 겁니다. 당시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범인이 작가를 따라 함부르크로 와서 그의 다음 소설을 모방해 범죄를 저질렀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작가가 이번 작품 속에서는 희생자의 숫자를 줄였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