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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야 리사 (지은이), 김수현 (옮긴이)
황매(푸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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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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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인스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1312906
· 쪽수 : 221쪽
· 출판일 : 2008-07-25

책 소개

제38회 문예상을 수상한 소설.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의 와타야 리사가 17세 때, 17세의 이야기로 데뷔한 작품이다. 문고본 수록작 ‘You Can Keep It’을 함께 수록했다. 열일곱 살 5월의 파란 하늘과 스무살 여름날의 짧은 추억을 맛볼 수 있다.

목차

INSTALL ★ 007
You can keep it ★ 137

저자소개

와타야 리사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4년 일본 교토 출생. 유난히 책을 좋아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일곱 살 때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에 매료되어 작가가 되겠다 결심했고, 글쓰기를 시작한 그해 장편 《인스톨》로 제38회 문예상을 수상, ‘천재 작가’라는 칭호를 얻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듬해인 2002년 와세다 대학교에 진학, 창작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며, 2003년 두 번째 장편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을 발표했다. ‘단연코 1위는 와타야 리사의 소설이었다’와 같은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제130회 아쿠타가와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했다. 졸업 후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꿈을 주다》 《제멋대로 떨고 있어》 등 꾸준히 작품을 펴내는 한편, 2012년 《불쌍하구나?》로 오에겐자부로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변함없는 저력을 입증했다. 대중적 지지가 높은 작가인 만큼 대부분의 작품이 영상화되었다. 그중 영화 〈제멋대로 떨고 있어〉 〈나를 잡아줘〉는 국내에도 개봉되어 젊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2021년 9월, 첫 에세이 《그때 무얼 했나요》(원제:あのころなにしてた?)를 발표하며 팬데믹 시대를 향한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 작가는 현재 코로나19 시국을 배경으로 하는 새 소설을 집필중이다. 제26회 시마세 연애문학상 수상작인 《처음부터 내내 좋아했어》는 각자의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차 들렀던 리조트에서 우연히 만난 두 여성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덧 데뷔 20년 차로 접어든 와타야 리사 특유의 개성 있는 문체와 세계의 다양성을 포착하는 섬세하고도 다정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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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옮긴이)    정보 더보기
배화여자대학교 일어통역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웃』, 『어릿광대의 나비』, 『타이니 스토리』, 『열세 번째 배심원』, 『밤의 나라 쿠파』, 『죽은 자의 제국』, 『블랙박스』, 『일곱 번째 방』, 『요코 씨의 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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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저, 이거 받은 거 부모님한테 비밀이거든요. 여기다 두면 안 들킬 테니까요."
아이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컴퓨터 한번 켜 봐요."하고 내게 권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벽장 위에 올라가 앉아 키보드에 붙여 있던 삼각형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기계는 자앙, 하고 생각보다 큰 기동음을 내면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소리가 되게 크네!"
놀라서 말하자 아이가 대답했다.
"인스톨install을 다시 해서, 컴퓨터 틀 때 음량도 초기로 돌아갔을 거예요."
아이는 그렇게 말한 뒤 벽장 바깥으로 손을 뻗어 마우스를 쥐었다.
"인스톨이라는 게 뭐야?"
"디스켓 같은 걸로 컴퓨터에 새로운 기능을 집어넣는 거예요. 하지만 전 인스톨을 한 게 아니라 인스톨을 '다시' 했어요. 리셋해 버린 거죠." - '인스톨' 중에서

어째서인지 아야카에게는 비싸지 않은 것을 주고 싶었다. 아야카가 준 얼음, 그 뒤 손바닥 안에서 햇빛을 반사하며 녹아 간 그 얼음만큼 자연스러운 물건을 주고 싶었다. 아니, 주고 싶다는 거만한 기분이 아니라 수명이 짧은 뭔가를 건네는 그 작업으로 한순간만이라도 그녀와 이어질 수 있다면.
신중하게 한 곳 한 곳 유행 상품이 있을 것 같은 가게를 보고 다녔으나 적당한 것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번화가는 끝이 나고 정신이 들고 보니 적막한 아시안 잡화점에 와 있었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부터 향 냄새가 확 풍겼다. 어슴푸레한 가게 안에는 여자가 가성으로 부르는 인도풍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홀치기 염색을 한 천, 아프리카 느낌이 나는 철제 코끼리나 노인 모형을 놓고 팔고 있었다. - 'You Can Keep It'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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