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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근현대사
· ISBN : 9788991428089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머리말
제1장 포츠담선언-트루먼의 독선과 소련의 준동
제2장 도쿄-‘제국’ 해체의 길
제3장 경성-꿈의 ‘해방’
제4장 타이베이-‘항복’과 ‘광복’ 사이
제5장 충칭重慶, 신징新京-‘연합국’ 중국의 고뇌
제6장 남양군도, 사할린-잊혀진 ‘제국’
제7장 ‘제국’ 붕괴와 동아시아
후기/옮긴이 후기/참고자료/참고문헌/관련연표/찾아보기
책속에서
전쟁 막바지에 일본 정부와 외무성은 육군의 폭발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정신을 집중했고, 육군은 본토결전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자기 조직의 이익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부심했다. 전쟁이라는 외국을 상대로 한 정치투쟁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같은 일본인을 상대로 한 정치투쟁에 골몰한 결과, 중대한 판단 착오를 거듭해 대일본제국을 완벽한 붕괴로 몰고 갔다.
조선의 수도 경성에서는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와 연합국 미군 사이에 항복문서가 교환되었다. 조인 날짜는 9월 9일. 대일본제국의 조선 지배에 종언을 고하는 이 중요한 장소에 조선인은 단 한 명도 입회하지 못했다. 왜 패전 후 한 달 가까이 경성에 조선총독부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 8월 15일과 9월 9일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는 조선민족의 ‘해방’과 ‘분단’에 걸친 기억과 원망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총독부와 미군의 실무 담당자 사이에 이루어진 예비교섭에서 총무과장인 야마나 미키오는
교섭위원인 아고R. W.Ago 대령에게 (…) 조선인 유력자를 등용해서 인사쇄신을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아고 대령은 현상 유지로 충분하다고 대답하면서 총독부측의 제언을 물리쳤다. 야마나가 “조선인은 미군을 독립의 복음을 가져오는 구세주로 환영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어떠한가?”라고 묻자 아고는 “그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고 한다. 야마나는 이 같은 태도를 보고 아고를 비롯한 미군 장교들이 한국인의 통치능력을 전혀 평가하지 않고 있으며, 또 한국의 독립은 아직 멀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